[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최근 서울 집값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올 상반기 양도세 중과를 포함한 정부의 강한 규제로 주춤하던 아파트 값이 하반기 들어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위해 지정한 주요 투기지역, 비투기지역 할 것 없이 대부분 오르며 상승률의 격차가 절반 이상 좁혀졌다.
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값은 전주대비 0.11% 올랐다. 실수요자들이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에 나서면서 지난달부터 거래량도 다시 증가했다. 7월 거래량은 전달보다 은평 46%, 동작 42%, 강남은 41% 늘었다.
더욱이 투기지역과 비투기지역 간 아파트 상승률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조사됐다. 투기지역과 비투기지역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 4∼6월 평균 0.11%포인트 격차를 나타냈다가 지난달에는 0.04% 포인트로 확 줄었다.
이달 들어 서울의 비투기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은 △은평(0.43%) △관악(0.32%) △양천(0.26%) △구로(0.22%) △성북(0.19%) △동작(0.17%) 순으로 나타났다.
은평은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선정되면서 은평뉴타운 일대 아파트값이 올랐다. 실제 진관동 은평뉴타운상림 4,6,7,8단지를 포함한 아파트값이 500만~1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표=부동산114] |
관악은 저평가로 판단된 대단지 아파트를 대상으로 실수요가 유입되면서 가격이 올랐다. 양천은 목동신시가지 5, 6단지가 1500만~2000만원 가량 올랐다. 동작은 사당동과 신대방동 일대 아파트를 중심으로 올랐다.
올 상반기 억눌렸던 투기지역 역시 다시 반등하고 있다. 정부 규제로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던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를 포함한 투기지역이 일제히 반등하기 시작한 것. 특히 강남 재건축 일대 아파트 가격 하락이 둔화되는 모습이다.
지난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76㎡가 16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 양도세 중과 시행 후 2억원 가량 떨어졌던 시세가 오른 것이다.
용산과 여의도도 서울시의 개발 기대감으로 다시 꿈틀대고 있다. 용산구 일대 아파트 단지는 한달 동안 호가가 1억∼2억원 이상 올랐다. 용산 한가람 아파트는 지난 1월 전용 59.88㎡의 경우 올 초 9억5000만원이던 시세가 이달 11억4000만원을 넘겼다. 산천동 삼성 리버힐 아파트도 59㎡의 최근 2~3개월 사이 많게는 1억원 가량 올랐다.
부동산 전문가는 이같은 움직임과 관련, 정부 규제에 따른 제한적인 거래량과 가을 성수기인 이사철이 맞물리면서 아파트 호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최근 영등포와 동작구 일대 개발호재가 있는 곳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거나 재건축 단지 가격의 낙폭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집값이 최근 들어 다시 상승세로 접어들자 정부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투기지역 추가 선정, 재건축 허용 연한 연장을 포함한 추가 규제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더욱이 보유세 개편안 발표 뒤 서울 강남일대는 물론 영등포와 용산구까지 아파트 가격이꿈틀대면서 정부는 더 강한 규제를 내놓을 개연성이 크다.
이미윤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는 대출제한을 받는 투기지역 지정과 재건축 가능연한 연장 등의 추가 대책을 검토하겠다며 경고의 시그널을 보냈다"며 "집값이 단기에 오른 지역을 대상으로 자금조달계획서와 실거래신고 내역을 살펴보고 세무조사까지 이뤄질 것으로 보여 추후 매수 움직임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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