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캐나다의 사우디 인권 탄압 규탄을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 조치를 내린 가운데 캐나다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아 양국 간의 갈등이 가파르게 악화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월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중서부 지다시에서 한 여성이 자동차에 시승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현지 알 아라비야 방송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이날 캐나다와 교환 학생 프로그램을 중단했고 캐나다 국적 학생들에 대한 사우디 장학금을 다른 국가 학생들에 양도하는 조치를 내렸다. 앞서 지난 5일에 정부는 국내에 있는 캐나다 대사에 24시간 안에 떠날 것을 지시했고 캐나다와 신규 무역, 투자를 잠정적으로 동결시키는 명령을 내렸다.
이에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은 6일 브리핑에서 "사우디 학생들이 캐나다에서 공부하는 기회를 잃게 된다면 매우 유감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와 갈등이 급격히 악화된 원인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그것은 사우디에 해야 할 질문"이라고 답했다.
이는 캐나다 정부가 지난 3일, 캐나다 시민권자인 사마르 바다위를 포함한 구금된 여성 운동가들의 석방을 요구하자 나온 조치다. 사우디는 캐나다의 석방 요구가 "노골적인 내정 간섭"이라며 이는 "기본적인 국제 규범과 국제 프로토콜을 어기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1일 국제인권감시기구(HRW)에 따르면 사우디 당국은 여성 인권 운동가 사마르 바다위와 나시마 알 사다를 체포했다. 정부는 최근 인권 운동가와 성직자, 언론인을 구금하고 있는데 지난 5월부터 구금된 여성 운동가들은 12명이 넘는다.
이는 대대적인 국가 개혁을 추진하려는 모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권력 행사에 한계점을 시사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진단했다. 왕세자는 사회와 경제 변화 캠페인을 실시했지만 정치적 활동을 금지시하는 절대적인 군주제 권력이 아직은 막강하다는 설명이다. 올해 들어 사우디는 여성 운전 제한을 풀었지만 여성 운동가들은 여전히 체포 대상이다.
사우디 국영 항공사 사우디아는 6일 트위터를 통해 토론토에서 출발하는 모든 직항편의 운항을 전면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아델 알 주베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캐나다의 인권 운동가들 석방 요청이 "잘못된" 정보에 의한 것이라며 그 어떤 내정간섭도 용납하지 않을 거란 입장을 밝혔다. 이웃 중동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 외무장관인 안와 가르가시도 사우디의 "자주권 방어"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사우디에 여성 인권 운동가들의 구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무부 측은 "사우디 정부가 정당한 법 절차를 존중하고 법률 사건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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