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가계통신비 인하와 시장 고착화에 따른 영향으로 이동통신시장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사리지는 추세다. 오는 10일 삼성전자의 신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 출시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지만 실적 악화에 따른 기업별 마케팅 여력이 줄어들고 있어 ‘집토끼 사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고객 선택권 확대를 위해서라도 서비스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시장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월별 평균 번호이동은 46만4793건으로 2017년 58만4535건에 비해 25% 넘게 감소했다. 월별로는 비성수기인 2월이 39만7616건으로 가장 적었고 갤럭시S9이 출시된 3월에도 50만건을 간신히 넘는데 그쳤다.
번호이동이 감소했다는 건 이통3사간 고객유치 경쟁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로 자사가 보유한 가입자 지키기에 급급했다는 뜻이다. 이동통신시장의 고착화 현상이 점차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장 큰 원인은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따른 기업간 서비스 차별화가 퇴색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사장 박정호)과 KT(회장 황창규)가 각각 월 2만4750원(선택약정 25% 적용시)에 데이터 1.2기가와 1기가를 제공하는 저가 상품을 내놓으면서 요금제 하향 평준화가 정착되는 추세다. 관련 요금제를 준비중인 LG유플러스(부회장 하현회)까지 동참할 경우 이런 흐름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통사들의 실적 부진도 시장 경쟁 실종의 주요 원인이다.
2분기 영업이익은 SK텔레콤과 KT가 전년동기 대비 각각 16.7%, 10.8% 감소한 3469억원과 3991억원에 그쳤다. LG유플러스만 1.5% 늘어난 2111억원을 기록하며 선방했지만 저가 요금제 출시 이후에는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격적인 가입자 경쟁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시각으로 오는 10일 0시에 미국 뉴욕에서 공개되는 삼성전자의 신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갤럭시S9이 출시된 3월에도 번호이동이 50만건에 그친바 있어 시장 활기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이통사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에서는 타사 가입자 유치 경쟁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기존 가입자들이 저가 요금제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가입자당매출(ARPU)를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벅차다”며 “시장 경쟁이 없어진다는 건 중장기적으로 그만큼 고객 후생이 줄어든다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을 수 있는 자유로운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