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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특별법 20년①] 수화기 든 여성 62% ‘가정폭력 SOS’

기사등록 : 2018-08-0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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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최근 2년 새 2.6배나 증가 '폭발적'
신체폭력에 강요·방임·재물손괴까지 유형 다양

[편집자] 가정폭력특별법이 시행된 지 딱 20년이 지났다. 가정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며 국민적 관심 또한 커졌지만 상담·신고 건수는 매년 증가세다.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법적 처벌이 가능해졌어도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가정폭력의 원인을 짚어보고 해결방안을 살펴봤다.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지난 5월. 30대 여성 A씨가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었다. 범인은 사실혼 관계였던 동거남이었다. 이 남성은 이전에도 수차례 A씨를 폭행해 형사입건된 전력이 있다.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A씨 탄원에 구속을 면했던 그는 영장기각 40여 일 만에 A씨를 무참히 살해했다.

#60대 여성 B씨는 살인교사 혐의로 지난해 5월 징역 15년형을 확정 받았다. 의처증이 있던 남편은 무려 40년 넘게 폭력을 일삼았다. B씨는 이혼 후에도 전화로 폭언을 퍼붓는 남편으로부터 위협을 느꼈다. 원망과 불안이 쌓이며 B씨는 폭행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됐다.

‘가정 내 문제’로 치부하기엔 도를 넘은 가정폭력이 늘고 있다. 가정폭력이 강력범죄로 이어지며 지난 1998년 가정폭력특별법이 시행됐지만 집 안에서 발생하는 폭력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가정폭력 발생건수는 해마다 증가세다. 7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5년 4만828건이던 가정폭력 검거건수는 재작년 4만5619건으로 1년 새 5000건 증가했다. 1만7557건 수준이던 2014년에 비해 2.6배가량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숨기기 급급했던 이전과 달리 신고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지난해 112로 접수된 가정폭력신고만 28만건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여성긴급전화 1366으로 걸려온 가정폭력 상담 문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총 상담 건수 28만9000여건 가운데 가정폭력 상담이 18만여건으로 62%를 차지했다.

다른 상담 소재인 성폭력(2만1470건)·가족문제(6302건)·부부갈등(5027건)·성매매(3405건) 등에 비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여성긴급전화 가정폭력 상담은 지난 2005년 집계된 4만7266건을 시작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2005년 15만4900여건이던 전체 상담 건수가 두 배 가까이 느는 동안 가정폭력 상담은 4배가량 증가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발생건수 증가와 더불어, 가정폭력의 유형이 다양해지는 점도 문제다. 가정폭력은 신체적 폭력에 국한되지 않고 명예훼손과 모욕, 강요, 재물손괴 등 다양한 형태로 발생한다. 최근엔 자살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상대를 하인처럼 취급하는 등 새로운 폭행 방식도 등장했다.

특히 요즘 가정폭력 항목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는 유형은 ‘통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16 가정폭력 실태조사 연구’에 따르면 통제 유형이 37.7%로 가정폭력 유형 중 가장 높았다.

통제 유형에는 무관심과 냉담으로 일관하는 '방임'과 만남·옷차림 등을 간섭하는 '행동제한' 등이 포함된다.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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