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주재홍 기자 =지난 6일 자정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실행을 지시한 혐의로 2심까지 징역형을 받았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79)이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됐다. 구속된지 562일 만이다.
4300억원대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된 부영그룹 이중근(77) 회장이 지난달 18일 보석금 20억원을 법원에 납입하고 구속 161일 만에 석방됐다.
110억원대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꾸준히 재판에 참여, 석방을 염두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판 초기에 건강을 이유로 재판을 거부한 것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110억 원대 뇌물수수와 다스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07.10 deepblue@newspim.com |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수면 무호흡증과 당뇨 질환 등 탓에 5일간 입원했다가 퇴원, 이달 7일 재판에 출석했다.
일련의 상황을 보면 이 전 대통령이 오는 10월 8일 구속기간 만료와 보석 신청 여부를 저울질하기 위한 '노림수' 전략이라는 시각이 법조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이 초반 재판을 거부했지만 성실히 재판을 받고 있다”며 “꾸준히 재판에 참석하며 건강 이상을 호소해 ‘구속 만료와 보석 신청 명분 쌓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 ‘MB집사’ 김백준 등 증인 구체적 진술 MB 저격...뇌물수수 혐의 입증 본격화
검찰은 7일 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이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뇌물수수) 등 사건 공판에서 김백준 전 청와대 기획관의 진술 내용을 공개했다.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이 이 전 대통령에게 2억원 상당의 공천헌금을 상납했다는 내용이다.
앞서 지난달 10일 같은 법정에서 열린 이 전 대통령 뇌물수수 공판에서도 검찰은 이학수(72) 전 삼성그룹 부회장의 진술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을 궁지로 몰았다.
이 전 부회장이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소송비용 585만 달러(약 67억7400만원)를 도와달라고 했다”며 “지난 2008년 하반기나 2009년 초 법률대리인이 찾아왔다”고 검찰에 진술한 내용을 밝힌 것이다.
이처럼 이들 핵심 인물의 구체적 진술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혐의 입증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문제는 오는 10월8일 이 전 대통령 구속만료를 앞두고 재판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재판부는 주 3회 재판을 해왔지만 향후 이 전 대통령의 건강 등으로 일정을 수정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 MB '뇌물수수 혐의' 재판 불리하게 흘러...‘고령, 건강’ 회피 꼼수 쓸까
이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정황과 증인들의 진술로 무죄를 입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최근 석방된 김 전 실장과 이 회장도 불리한 재판 속에서 석방이 결정됐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세월호 보고시각 조작'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07.03 yooksa@newspim.com |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김 전 실장의 경우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무더위에도 마스크 쓰기를 고집했고 재판을 받는 법정에서도 “심장질환으로 언제 멎을지 모르는 불안 속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이중근 회장은 횡령·배임, 조세포탈, 공정거래법위반, 입찰방해, 임대주택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됐으나, 검찰의 반대에도 보석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열린 이 회장에 대한 보석 심문에서 “다른 수형자들에 비해 훨씬 높은 편의와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며 보석을 반대했다.
이 회장 보석 직후, 검찰은 이 회장의 보석을 취소해달라고 항고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4300억원 규모의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2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07.10 deepblue@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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