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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여의사 65% "도쿄의대 女감점 이해해"…환경개선 필요

기사등록 : 2018-08-0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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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혹독한 의료현장에 여의사들 체념"
도쿄의과대 계기로 의료현장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 높아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도쿄의과대학(東京医科大学)이 입시에서 여성 수험생의 성적을 일괄 감점한 사태와 관련해, 일본 여성의사를 대상으로 한 앙케이트에서 응답자의 65%가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도쿄의과대의 행동을 납득할 순 없지만, 24시간 근무 등 혹독한 의료환경에서 여성의사가 버티기 쉽지 않다는 이유였다. 

8일 NHK에 따르면 여성의사 전용 웹 매거진을 발행하는 한 기업이 인터넷 상으로 도쿄의과대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103명으로부터 답변을 얻었다.

설문 결과, 응답자의 18.4%가 도쿄의과대의 대응을 "이해할 수 있다"고 답했다.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46.6%)와 합치면 전체 응답자의 65%가 대학 측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고 답한 셈이다. 

그 이유로는 △"납득은 가지 않지만 이해할 수 있다" △"여성 수험생을 감점하는 건 부당하지만 남성의사가가 없다면 현장은 돌아가지 않는다"라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한 여의사는 "휴일과 심야진료를 계속해 유산을 반복했었다"며 "주변의 이해와 협력을 얻지 못해 더 이상은 무리라는 생각을 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방송은 "대학의 성적조작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면서도 혹독한 의료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여의사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일본여성의료인연합의 쓰시마 루리코(対馬ルリ子) 이사는 "의료현장은 그런 것이라는 체념이 강하다"며 "의사는 24시간 인생을 바쳐야만 한다는 믿음에, 조금이라도 전력에서 이탈하면 커리어를 포기해버리는 의사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의료현장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쿄의과대학 정문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앞서 일본 언론은 도쿄의과대가 지난 2006년부터 입시부터 여성 수험생의 성적을 일괄 감점해 합격을 억제해 온 사실을 보도했다.

해당 대학은 여성 수험생의 1차시험 성적에 특정 계수를 곱해 일괄 감점하는가 하면, 2차 시험에선 남성수험생(현역·재수·3수)에게만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여성 수험생에 불리하게 성적을 조작했다. 

7일 문부과학성에 보고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점수조작은 우스이 마사히코(臼井正彦) 전 도쿄의과대학 이사장과 스즈키 마모루(鈴木衛) 전 학장의 지시로 이뤄졌다.

대학 측은 성적조작에 대해 "여성은 졸업 후 출산·육아로 의료현장을 떠나는 경우가 많아 의사부족을 막기 위해서(감점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문부과학성은 도쿄의과대 뿐만 아니라, 일본 전국 국공립·사립 대학의 의학부 의학과 입시에서 부정이 없었는지 긴급조사할 방침을 밝혔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문부과학상은 도쿄의과대 사태에 대해 "대학교육에 대한 사회의 신뢰를 해치는 행위로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keb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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