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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청사에서] 문재인 정부 개각에 맞선 장관들의 생존법

기사등록 : 2018-08-09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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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고용부·환경부 등 5~6개 부처 장관 개각 대상 오르락
적극적 행보 정면돌파형부터 은둔형까지 제각각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최근 세종 관가에서는 몇몇 장관들의 거취가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 2기 개각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장관들이 주인공이다.   

교체 대상으로는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환경부, 여성가족부 등 6~7개 부처 장관들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엔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 늑장 보고 등으로 사실상 시안부 선고를 받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장관급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교체설도 이따금씩 들리지만, 어디까지 하마평이란 점은 잊지 말아야 한다.      

개각에 맞서는 장관들의 몸부림은 제각각이다. 숨죽이고 상황을 지켜보는 은둔형이 있는가 하면, 목표를 위해 가차 없이 돌진하는 독일 병정 스타일도 있다. 대통령 눈치만 보는 예스맨도 그 부류 중 하나일 것이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여름휴가 기간인 2일 부산시 사하구 소재의 주조업체인 터보파워텍을 방문해 정형호 대표 안내로 발전용 가스터빈 부품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프레임에 대한 여론의 공세를 온몸으로 막아야 했고, 여름철 폭염에 따른 전력난까지 겹치면서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그 와중에 지난 1~3일 금쪽같은 여름휴가는 생산현장을 둘러보는데 할애했다. 

그동안 바쁜일정으로 돌아보지 못한 현장을 방문하기 위함이라는 산업부의 변이지만, 적극적인 행보로 개각에 대처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일과 가정의 양립을 의미하는 '워라벨'이 중요시되는 현 사회분위기에서 백 장관의 행보가 곱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장관이 자주 현장을 방문하고 다닌다. 예정에 없던 인사들과의 만남도 잦아졌다"며 "실적을 만들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귀뜸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장관 자리는 만나는 급이 다르기 때문에 국회의원들도 한번쯤 선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며 "교수 출신 장관으로서 자리를 지키고 싶어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최저임금 관련 청년유니온과의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07.23 leehs@newspim.com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야당과 경영계로부터 척을 진 김영주 고용부 장관도 위태롭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을 제대로 홍보하고 못한다는 여당의 질책도 개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이유 중 하나다.

한 때 잘나갔던 농구선수이자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 장관은 장관직을 수행하며 여러차례 소신 발언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린 적이 있다.    

가장 대표적 사례가 지난 6월 청와대가 발표한 '최저임금 인상 효과'에 대한 성급함을 탓한 것이다.

김 장관은 당시 스위스 출장 중임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시장에 나타나려면 6개월 정도 지나서 분석이 나오고 통계가 나오는 것인데 이번에 가계소득에 대한 발표를 갖고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논의한 것은 성급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장관 입장에선 주무부처 장관이 출장으로 공석인 상황에서 변명할 기회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된 정부 입장에 꽤나 억울했을 법하다.  

최근 여성노조원들과의 간담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최저임금 관련 간담회에도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다만, 김 장관은 교체 구설수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양새다. 장관직에서 물러나면 곧바로 국회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불명예를 우려해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소신의 끈은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용부 관계자는 "김영주 장관이 최근 여의도발 개각설이 끊이질 않자 외부 활동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정해진 일정만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경질되도 돌아갈 자리가 있긴 하지만 노동현안의 중책을 맡고 있는 만큼 조심스런 입장인 듯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달 취임 1년을 넘긴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앞서 두 장관과 다르게 어느쪽에도 나서지 않고 상황만 지켜보는 은둔형 인사에 가깝다. 

취임 초기 전문성 결여에 대한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고, 미세먼지 문제, 재활용 쓰레기 대란 등이 잇달아 발생했을 당시 적절한 조취를 취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 [사진=환경부]

김 장관의 환경 관련 업무는 노무현 대통령후보 당시 환경특보를 맡았던게 전부다. 노무현 정부에선 대통령비서실 민원제안 비서관, 대통령비서실 지속가능발전 비서관 등을 지냈다. 이후 10년간은 외부 활동이 전무했다.  

때문인지 여의도에서는 벌써부터 김은경 장관의 후임설도 적잖게 들려온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문재인 정부 2기 개각에서 환경부 장관 교체는 기정 사실화 되고 있는 듯 보인다"며 "나서지 않는 성격의 김 장관도 이번 개각을 받아들이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뜸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김은경 장관은 공무원 출신이 아닌 관계로 행정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직원들의 업무 처리에 공감하지 못했고, 그렇다고 국회의원 출신도 아니라 영향력을 강하게 행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며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서는 개각설이 돌때마다 차라리 바뀌고 국회의원 출신 장관이 왔으면 하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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