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이 2016년 3월 개성공단 폐쇄 이후 한국기업들이 남겨두고 간 전기밥솥을 중국에 계속해서 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9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 “개성공단 재고품 밀수출은 북한군 소속 무역회사가 주도하고있다”고 보도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개성공단이 폐쇄될 때 한국 기업들이 남겨두고 간 한국산 전기밥가마(전기밥솥)를 지난해부터 군 소속 무역회사가 중국으로 조금씩 밀반출했다”며 “몇주 전에는 1000여대의 전기밥가마를 한 번에 중국 단둥으로 밀수출해 외화벌이를 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밀수로 팔려나간 전기밥가마는 트럭에 실려 중국 남방지역에 있는 한국 상품 전문상점에 도매 가격으로 넘겨졌다”며 “이번 개성공단 재고품 반출 및 밀수출을 주도한 조선(북한)의 무역회사는 군에 소속된 힘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개성공단 제품에 마음대로 손을 댈 수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주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
이 소식통은 이어 “개성공단 전기밥가마는 지난 5월에도 중국으로 밀수출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에 밀수로 넘겨받은 중국 측 대방(무역업자)이 누구였는지, 어느 무역회사가 얼마나 많은 양을 빼돌렸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개성공단에는 지금도 여러 종류의 한국산 전기밥가마가 수천개 남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성공단이 머지않아 재가동될 것이라는 보도 때문인지 힘 있는 무역회사들이 창고에 남아있는 남한 제품을 팔아넘기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2월 통일부는 개성공단에서 우리 기업이 생산한 전기밥솥을 북한이 중국에 판매하려 했다는 정황을 확인한 바 있다. 또 한국기업 소유의 대형 차량을 북한이 무단으로 이용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평안남도의 한 대북소식통은 RFA에 “지금도 (평양 인근) 평성시장에는 ‘쿠쿠’ 상표의 전기밥가마가 들어오고 있다”며 “남조선(남한) 상표는 붙어있지 않지만 밥가마에서 조선말로 안내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개성공단 제품임을 짐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북측 시민들이 개성공단에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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