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만성적인 연료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당국이 러시아산 액화가스를 대량으로 수입해 도시가구를 위주로 보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북한에 일정량 이상의 에너지를 수출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 제재안 위반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3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요즘 들어 액화가스를 사용하는 주민들이 부쩍 늘고 있다. 돈 많은 간부와 부유층만 사용할 수 있었던 액화가스가 이제는 도시주민 가정이나 업소에도 보급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평양 창전거리에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이 소식통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중국산 액화가스를 소량으로 들여와 원유판매소에서 독점판매했기 때문에 웬만한 부자가 아니고는 사용할 엄두를 못 냈다"면서 "하지만 러시아산 액화가스가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일반주민들도 액화가스를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청진시 원유판매소에서 13kg짜리 액화가스통 1개당 중국 인민폐 90~ 110위안 사이에 팔리고 있다"면서 "절반(7.5kg) 정도의 작은 가스통은 40위안에서 50위안 사이에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액화가스가 들어오면서 가스 값이 많이 내렸는데 일반 가정에서 취사에만 사용하면 13kg짜리 가스통으로 한 달 정도 충분히 쓸 수 있다"며 "식구가 적고 여름철의 경우 큰 통 하나로 3개월 정도 쓸 수 있어 액화가스를 생활연료로 사용하는 주민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지난 6일 "러시아와 국경이 맞닿은 라선특구의 두만강역에는 대규모 가스 저장탱크가 있다"면서 "기차로 들여온 러시아산 액화가스를 이 곳에 저장했다가 관계망을 통해 전국의 도시들에 보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예전에는 거의 매일 중국산 액화가스 차량이 조-중 세관을 통해 들어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최근 들어 한 주에 한두번 정도로 뜸해졌다"며 "대신 러시아에서 기차로 대량 유입된 액화가스를 두만강역 인근의 가스 저장고에 저장했다 수시로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5년 공사를 중단했던 두만강역과 러시아의 접경도시를 연결하는 철길공사도 최근 다시 재개됐다"며 "주민들은 러시아에서 더 많은 액화가스를 들여오기 위해 철길공사를 다시 시작한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고 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