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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한진그룹 '위장계열사' 드러나…공정위, 조양호 회장 '검찰고발'

기사등록 : 2018-08-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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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일통상·태일캐터링·청원냉장 등 4곳 위장계열
위장계열과 가까운 친족 등 62명 친족도 누락
상속탈루 혐의 조양호, 동일인지정 위반 검찰行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총수(동일인)가 총 4곳의 ‘위장계열사’를 숨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진의 ‘위장계열사’가 드러나면서 조 회장을 향한 부당지원‧사익편취 조사에도 탈력을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자료를 허위 제출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검찰고발 조치한다고 13일 밝혔다. 조 회장이 한진의 계열사 지정을 피하기 위해 거짓 자료를 제출했다고 본 곳은 태일통상, 태일캐터링, 청원냉장, 세계혼재항공화물 등이다.

현행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해서는 각 기업집단의 동일인에게 계열회사 현황, 친족 현황, 임원 현황, 계열회사의 주주 현황, 비영리법인 현황, 감사보고서 등의 자료(이하 지정자료)를 제출해야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수백억원대 세금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5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18.07.05 yooksa@newspim.com

하지만 조 회장은 총수일가가 소유한 해당 4곳과 62명의 친족을 누락시켰다. 청원냉장을 제외한 3곳을 한진 계열에 누락시킨 기간은 2003년 4월부터로 15년간이다. 청원냉장은 2008년 11월부터다.

하지만 형사소송법상 공소시효 5년을 감안, 2014년 이후부터의 행위사실만을 적용됐다. 즉,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만 거짓자료 제출 기간으로 판단한 셈이다.

이들 4개사를 한진의 계열사로 본 이유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조 제1호 규정’에 대한 판단이 적용됐다. 동일인이 단독으로 또는 친족(배우자,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계열사, 비영리법인, 임원 등 동일인관련자와 합해 30% 이상 최다 출자한 회사는 계열사로 규정하고 있다.

1984년부터 대한항공과 거래한 태일통상은 기내용 담요·슬리퍼 등 객실용품을 납품하는 곳으로 조양호 회장의 손아래처남인 이상진 씨가 소유하고 있다. 태일통상은 이상진 회장과 부인인 홍명희 씨, 이상진 친동생인 이상영(세계혼재항공화물 대표)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업체는 대한항공의 기내식기판 거래업체 중 거래금액 1위를 기록하고 있다.

1997년 설립 이후 대한항공 등에 기내식 식재료를 납품하는 태일캐터링의 경우도 이 회장 부부가 지분 99.55%를 보유하고 있다. 이 업체는 대한항공의 기내식기판 거래업체 중 거래금액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태일캐터링을 통해 대한항공 납품의 식재료 전처리(식품 선별작업과 흙 등 이물질 제거작업)를 전담하는 청원냉장도 이 회장 부부와 자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비행편을 통해 물류 운송 거래를 하는 세계혼재항공화물도 이상진 회장의 막내동생인 이상영 대표와 부인 손희종 씨가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다.

총수일가 소유 대한항공 납품업체 등 계열 누락회사 [출처=공정거래위원회]

이상진, 이상현, 이상영 씨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남동생들이다.

누락 자료는 이뿐만 아니다. 조 회장의 처남 가족을 포함한 총 62인의 친족을 친족 현황에서 제외한 사실도 밝혀냈다.

공정위 측은 “조 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대한항공의 비서실이 관리하고 있는 가계도를 통해 확인된 현황”이라며 “친족의 가족관계등록부 및 주식소유현황 등의 자료 제출을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요청한 자료를 제출받는 데로 추가 누락 친족 및 이들이 보유한 미편입 계열사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정창욱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장기간(최장 15년)에 걸쳐 친족이 직접 지분을 보유한 4개사 및 처남 등 가까운 친족을 포함한 62명의 친족을 누락했다”며 “누락회사, 누락친족에 대해 조양호 회장의 인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태일통상, 태일캐터링, 대한항공 간의 거래가 한진의 종전 동일인인 조중훈 및 현 동일인인 조양호 회장의 제안에 따라 개시됐고 그간 지정자료 제출 시 조양호 회장이 직접 자필서명을 해왔다”며 “4개사가 총수일가 사익편취규제(법 제23조의2) 및 각종 공시의무(법 제11조의2, 제11조의4) 등의 적용을 면탈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규모기업집단 한진 소속회사에 누락된 해당 4곳은 증여의제이익(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대한 세금 계산 때 중소기업의 높은 공제 혜택을 적용받아왔다.

jud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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