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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문화부 장관, 결국 사임…인권박물관 부정적 발언에 ‘뿔난’ 여론

기사등록 : 2018-08-1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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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저서에 “박물관은 사람들의 이성적인 사고를 막는다” 발언
장관 개각에 피녜라 칠레 대통령 골머리…새 장관은 ‘고고학자’

[산티아고 로이터=뉴스핌] 신유리 인턴기자 = 인권박물관에 대한 과거 발언으로 비판을 받아온 마우리시오 로자스 칠레 문화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각) 결국 사임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지명한 로자스 전 장관은 지난 2015년 자신의 저서에서 산티아고에 위치한 ‘기억과 인권 박물관’의 존립 타당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 칠레 지식인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칠레 산티아고에 위치한 '기억과 인권 박물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마우리시오 로자스는 칠레계 스위스인 출신으로 정치경제학자이자 피녜라의 중도 우파 연합 일원이다.

그는 1973년부터 1990년까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독재 정권 시절의 권력 남용을 기록한 문서가 보관된 ‘기억과 인권 박물관’의 타당성에 비판을 가했다. 기억과 인권 박물관은 지난 2010년 산티아고에 개관했다.

로자스는 “(박물관은) 방문객들에게 충격을 주고 그들이 이성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도록 한다”며 “이는 역사에 대한 조작이다.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준 국가 비극의 뻔뻔하고 부정확한 사용”이라고 자신의 저서에서 주장했다. 저서에는 그가 좌파에서 우파로 정치 영역을 옮긴 과정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그의 과거 발언은 지난 주말 칠레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이후 로자스는 칠레 좌·우파 정치인들과 배우, 작가, 음악가들로부터 사임하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로자스는 지난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과거 발언은 나의 현재 생각을 반영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과거 칠레에서 벌어진 용납할 수 없고, 조직적이며 중대한 인권 침해를 결코 축소하거나 정당화하려는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사건으로 피녜라 대통령이 새로운 골머리를 앓게 됐다고 분석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그간 자신이 지명한 장관들의 실언과 지속되는 높은 실업률로 인한 지지율 하락세를 겪고 있다. 두 번째 취임을 한 지 5달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 3명의 장관을 바꿔야 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박물관에 대한 로자스의 해명에 부정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그는 “칠레의 국익을 위해, 그리고 우리 동포의 안녕과 정부의 제 기능을 위해 나는 그의 사임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새 문화부 장관으로는 고고학자 콘수엘로 발데스가 내정될 예정이다.

피노체트 군사독재 정권 시절 칠레에서는 약 3000명이 실종되거나 목숨을 잃었으며, 2만8000명이 고문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신유리 인턴기자 (shinyoor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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