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무역전쟁과 정국 혼란 속에 글로벌 투자 자금이 미국 주식시장으로 홍수를 이뤘다.
펀드 매니저들의 매수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면서 포트폴리오 내 미국 주식의 비중 확대 포지션이 2015년 초 이후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신흥국 자산 가격 하락이 확산되는 한편 유럽 정치권 리스크와 무역 마찰 등 구조적 문제가 단시일 안에 해소되기 어렵고, 미국 주식시장의 ‘나홀로’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4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 매니저 가운데 미국 주식에 대해 비중확대 포지션을 취했다는 응답자가 20%를 훌쩍 넘었다.
이는 2015년 초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또 지난해부터 연초까지 미국 주식에 비중축소 포지션을 취했던 것과 크게 상반되는 움직임이다.
전망도 우호적이다. 조사에 참여한 243명의 펀드매니저 가운데 미국 상장기업의 이익 전망이 가장 낙관적이라고 답한 이들이 67%에 달했다. 이는 17년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다만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의 이익이 정점을 맞았다는 의견에 크게 무게가 실렸다. 향후 12개월 사이 기업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답한 이들은 5%로, 1월 44%에서 급감했다.
투자자들 사이에 손바뀜이 가장 활발한 종목은 이른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과 중국 IT 대장주인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였다.
또 채권 비중을 축소하는 동시에 은행주를 매입하는 움직임도 펀드 매니저들 사이에 두드러졌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에 채권의 투자 매력이 떨어진 한편 은행의 수익성이 호조를 이룰 것이라는 기대다.
펀드매니저의 현금 비중은 5%로 10년 평균치인 4.5%를 웃돌았다. 전반적으로 위험자산에 해당하는 주식 매입에 소극적인 행보를 취한 것.
BofA-메릴린치의 마이클 하트네트 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위험자산보다 안전자산이, 경기민감주보다 방어주의 선호도가 높다”고 전했다.
경계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뉴욕증시의 상대적인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은 투자 보고서를 통해 “미국 주가의 상대적인 강세가 상승 모멘텀을 제공하는 양상”이라며 “상대적인 약세를 근거로 해외 주식을 매입하는 전략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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