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장기 강세장을 연출했던 미국 주택시장에 이상 기류가 발생했다.
전형적인 매도자 우위 시장이었던 주택시장이 매수자 우위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고, 매도 호가 하향 조정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집값 상승 폭이 둔화되는 조짐이 주요 도시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미국 주택 매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고용 호조와 임금 상승이 지속되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에 따른 파장이 주택시장의 기류를 바꿔 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각) 부동산 시장 조사 업체 질로우에 따르면 지난 6월 매물로 나온 주택 가운데 14%에 달하는 물량의 매도 호가가 하향 조정됐다. 이는 지난 2016년 말 기록한 저점 11.7%에서 상당폭 상승한 수치다.
특히 샌디에이고의 매물 가운데 20%의 매도 호가가 하향 조정, 지난해 같은 기간 12%에서 가파르게 늘어났다.
집값 상승 열기가 뜨거웠던 시애틀에서도 12%에 달하는 매물의 호가가 떨어졌다. 이는 4년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35개 대도시 가운데 절반 가량은 주택 가격 상승 폭이 둔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집값 상승 열기가 한풀 꺾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2015년 말 이후 이어진 연준의 금리인상이 마침내 주택시장을 압박하기 시작했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미국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는 최근 4.53%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3.89%에서 큰 폭으로 뛴 수치다. 15년 만기 금리는 4.01%로, 1년 전 3.16%에서 더욱 가파르게 뛰었다.
5년 만기 모기지 변동금리는 3.87%로, 이 역시 1년 전 3.16%에 비해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높아졌다.
모기지 신청 건수의 저하도 주택시장 열기가 꺾이는 정황을 드러내는 단면이다. 미 모기지은행연합에 따르면 최근 1주간 모기지 신청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워싱턴 포스트(WP)는 지난 수년간 강하게 치솟은 집값과 올들어 두드러진 모기지 금리 상승이 주택시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스틴 소재 라일리 리얼터의 B 바넷 중개사는 CNBC와 인터뷰에서 “매물이 늘어나는 동시에 거래는 한산해지고 있다”며 “시장의 힘이 매도자에게서 매수자로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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