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이명박 정부 시절 진보 성향의 야권 인사을 비롯해 여권 정치인 등을 불법 사찰한 전직 국가정보원 국장이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이형석 기자 leehs@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순형 부장판사)는 17일 전직 국정원 방첩국장 김모씨의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선고공판에서 “엄정히 처벌하지 않으면 국가정보기관의 불법 행위를 근절할 수 없다”며 징역 1년 및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최종흡 전 3차장 등 지시를 받고 이른바 ‘포청천’ 공작팀을 만들어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과 문성근 씨 등을 감시 및 자료수집, 컴퓨터나 이메일 해킹 등으로 사찰하도록 하고 이를 보고받아 사후 상부에 보고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국정원법이 아닌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를 처벌하는 일반형법 123조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국정원법조항은 미수범 처벌 조항도 있으며 국가정보기관이 본연기능에 보다 충실히 수행하도록하기 위해 과거 국가안전기획부 시절인 1994년 신설된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등 규정과 형식을 볼 때 형법 113조와 중복되는 부분에서 특별법 지위를 갖고 있어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또 “엄격한 상명하복의 국정원 업무 특성상 원장 등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나 그런 사정이 공무원이 상급자의 불법한 명령에 복종할 의무가 없다는 대원칙에 비춰보면 불가피한 사정이라 보기 어렵고, 오히려 국정원 내 인사 불이익을 피하거나 개인의 영달을 위해 위법함을 알면서도 지시에 따랐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방첩국장은 2009년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지시에 따라 국정원 방첩팀 내에 ‘포청천’ 공작팀을 꾸리고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여야 유력 인사들에 대한 불법사찰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과 배우 문성근 씨, 여권 정치인 등의 개인 컴퓨터(PC)와 이메일 등을 해킹해 자료를 확보한 뒤 원 전 원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 비자금 추적 명목으로 이와 관련된 홍모씨를 미행·감시한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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