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사진=로이터 뉴스핌] |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 곳곳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성직자들의 아동 성 학대에 대해 용서를 구하며 이에 대한 재발 방지와 근절을 촉구했다.
교황은 20일(현지시간)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사제들로부터 어린 시절 성적 학대를 당한 피해자들의 고통이 오랫동안 방치되고, 은폐됐다"며 이같이 언급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교황청은 교황이 교회 내 성 학대와 관련해 전 세계 가톨릭 신자에 서한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서신은 최근 미국을 비롯해 칠레, 호주, 이스라엘 등에서 가톨릭 사제들의 미성년자 아동 성 학대가 사회 문제로 비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특히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6개 가톨릭 교구에서 지난 70년 동안 사제 301명이 미성년자 아동 등1000여명을 상대로 성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법당국의 보고서가 지난 14일 공개돼 큰 파장을 일으켰다.
교황은 이날 편지에서 "우리는 이들의 상처는 결코 사라지지 않으며 우리로 하여금 이같은 잔학 행위를 비난하고 이같은 죽음의 문화를 근절토록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한 사람이 고통을 받는다면, 우리 모두가 함께 고통을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많은 이에게 가해진 피해의 엄중함을 깨달으며 우리 신앙의 공동체는 부끄러움과 회한의 심정으로 우리가 그동안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았으며 시기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 "우리는 이들을 보호해주지 않았고, 그들을 방치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우리 자신의 죄악과 타인의 죄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면서 "교회 공동체 내부의 학대 문화를 뿌리 뽑기 위해 모든 신자가 함께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교황은 미국 펜실베니아주 가톨릭 교회 아동 성 학대 보고서와 관련, "학대가 오랫동안 간과되고 은폐됐다"면서 "교회는 피해의 심각성을 인정하는 데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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