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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車, 리스크 각오하고 ‘중국 시프트’ 가속

기사등록 : 2018-08-2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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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동차대국 ‘중국’, 마지막 남은 성장시장
토요타·닛산 등 日 메이커, 일제히 중국 내 증산 투자
극단적 정책변경·중일관계 등 정치 리스크는 여전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토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의 주요 자동차 메이커 3사가 일제히 중국 내 증산 투자에 나서는 등 이른바 ‘중국 시프트’를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대국으로 올라선 중국은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있어 마지막 남은 성장 시장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에서의 승패가 그대로 세계 시장에서의 승패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중국 정부의 극단적인 자동차 산업 정책 변경이나 중일 관계 등 정치적 리스크는 여전히 불식되지 못하고 있지만, 전 세계 자동차 기업들의 자금과 기술이 몰리는 거대 시장에서 뒤처지는 것이 더 큰 리스크라고 판단하고 있다.

닛산 로고 [사진=블룸버그]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국으로 투자 집중

중국은 201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일본시장의 보완적인 시장이었지만, 최근 5년간 일본차의 중국 판매대수가 60% 이상 늘어나며 상황이 변했다. 이러한 중국 시장으로 일본 자동차 기업들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산은 약 1000억엔(약 1조200억원)을 투자해 중국에 완성차 생산을 위한 신공장을 건설하고, 상용차를 생산하던 기존 공장 2곳도 승용차 생산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현재 연간 160만대 정도인 생산 능력을 200만대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일본 메이커 중 연간 200만대 이상을 생산하는 곳은 아직 없다.

닛산에 앞서 토요타도 지난 17일 중국에서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고, 현지 생산 능력을 20% 증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기자동차(EV) 등 중국의 친환경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투자 금액은 총액 1000억엔 규모가 될 전망이다.

혼다도 내년 중국에서 승용차 생산 능력을 20% 확대할 계획이다. 광저우(広州)자동차와의 합작회사인 광저우혼다의 생산 능력을 현재 연간 60만대에서 72만대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또 우한(武漢)시에 있는 별도의 합작회사가 건설하고 있는 공장도 가동해 중국 내 총 생산 능력을 108만대에서 132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시장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은 일본 메이커뿐이 아니다. 중국 내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독일의 폭스바겐(VW)은 2025년까지 생산 능력 증강과 전기자동차(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V)차 개발을 위해 100억유로(약 12조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토요타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중국, 만만한 시장 아니지만 엄청나게 성장하는 시장

올해 중국의 신차 판매대수는 3000만대에 달하며 미국(1750만대 전후)의 두 배 가까이에 달할 전망이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에게 있어 지금까지 가장 중요한 시장은 미국이었다. 하지만 리먼 쇼크 이후 회복 기조를 보였던 미국의 신차 판매대수는 지난해 8년 만에 전년 실적을 밑돌았다.

앞으로도 큰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일부에서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호황은 끝났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정권이 추진하는 자동차 수입관세 인상 움직임도 향후 미국 자동차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유럽도 시장이 이미 성숙기를 지났으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도 우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성장하고 있는 인도 시장은 스즈키를 제외하고는 아직 본격적인 진출도 하지 못했으며, 동남아시아도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는 있지만 일본차들이 이미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판매 신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중국 시장에 대한 리스크는 여전하다. 지난 2012년에는 센가쿠(尖閣) 열도 영유권 분쟁에 따른 반일 시위가 확대되면서 중국 내 일본차 판매가 크게 감소한 바 있다.

올해 중국에서의 일본차 판매대수는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사상 처음으로 일본 국내 판매대수(약 490만대)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중일 관계 등 정치적 리스크는 언제든 일본차 판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한편, 중국 정부가 친환경차 보급과 자동차 시장 개방 확대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 요인이다. 중국 정부는 내년부터 EV와 PHV 등의 친환경차를 일정 비율 이상 생산하도록 각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의무화했다. 또한 미국과의 무역마찰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자동차 기업의 중국 내 합작회사에 대한 출자 비율을 절반 이상 허용하는 방침을 내놓았다.

닛산의 카를로스 곤 회장은 “닛산에게 있어 중국은 앞으로도 가장 크고 가장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토요타의 고바야시 가즈히로(小林一弘) 중국담당 전무도 “중국은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다. 만만한 시장은 아니지만 한발 한발 판매대수와 점유율을 늘려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혼다 로고 [사진=혼다]

 

goldendo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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