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베네수엘라의 초인플레이션을 잠재우기 위해 10만 볼리바르를 1볼리바르로 액면 단위를 절하하고 물가와 환율을 국영 암호화폐 '페트로'와 연동하는 방안을 20일(현지시간) 실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신규 화폐인 '볼리바르 소베라노(Bolivar Soberano)'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화폐 단위 절하 시행일인 이날 시내는 조용했고 상점들은 문을 닫았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임시 공휴일을 발표해서다. 시민들은 은행이 문을 닫아 '볼리바르 소베라노' 신권을 인출할 수 없는 큰 불편을 겪었다. 100볼리바르 구권은 이제 쓸모없게 됐고 현금을 찾지 못한 시민들은 물건 하나 사기 어려웠다.
상인들은 벌써부터 가게 문을 닫아야 하나 우려하고 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 밀가루에서부터 기저귀에 이르는 상품에 대한 정부의 가격 제정, 수입을 저해하는 엄격한 통화 통제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최저임금을 30배 인상하기는 했지만 미국 달러로 환전하면 한달에 몇 달러 수준이다. 정부는 조만간 최저임금 3000% 인상을 단행할 계획이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마두로의 화폐개혁이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라며 회의적이다. 베네수엘라의 현 인플레이션율은 약 8만%로, 매일 더 오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율이 올해 말까지 100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베네수엘라 상공인협회(Fedecamaras)는 마두로의 경제 계획을 "즉흥적"이라며 경제 활동에 "심각한 위험"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칼로스 라라자바르 상공인협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볼리바르를 페트로와 연동하는 것은 엄청난 실수"라며 "계획은 앞뒤가 안 맞다"고 말했다.
정부는 페트로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재고를 기반으로 한 독창적인 화폐다. 전문가들은 플랫폼에서 거래되고, 현금으로 인출해 쓸 수 있는 일반적인 암호화폐와 다르다며 페트로가 그 어떠한 거래소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을 뿐더러 정부가 원하는대로 가격을 지정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현재 페트로는 원유 가격과 연동해 1 페트로 당 60달러로 고정돼 있다. 이는 현재 중앙은행의 공식 환율 수준보다 95% 평가 절하에 해당된다. 정부는 1페트로는 3600볼리바르 소베라노로 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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