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을 수사해온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이 22일 수사기간 연장을 신청하지 않기로 하면서, 허 특검에 대한 ‘수사 실패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박상융 특검보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역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그간 진상규명 및 정도와 증거수집을 비롯한 수사진행 필요성 등 진상 및 수사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굳이 더 이상 조사나 수사가 적절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아 수사기한 연장 승인신청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특검 수사는 오는 25일을 끝으로 60일간의 수사를 종료하게 된다. 특검은 27일 최종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김경수 경남도 지사와 드루킹 일당 등 신병 처리 및 공소유지 등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드루킹 김동원 씨와 댓글조작 공모조작 의혹을 받아온 김경수 경남도 지사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수사 동력이 급속으로 추락하면서 특검 안팎에선 수사기간 연장이 완전히 물거품 되는 분위기로 퍼져나갔다.
김 지사 영장 기각에 수사 기간 연장 필요성과 동시에 이에 대한 실효성 지적이 함께 나왔다. 추가 수사를 해야한다는 의견과 수사 기간이 길어지더라도, 댓글조작의 진상을 규명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에 따른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드루킹’ 김동원씨와 공모해 인터넷 기사 댓글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8.08.17 deepblue@newspim.com |
특히 드루킹 일당한테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에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면서, 정치권에 대한 수사는 더 나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노 의원 사망 뒤, 정치권은 특검에 대해 보다 격렬하게 반응했다.
특검이 김 지사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지난 16일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드루킹 특검이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정치특검 편파특검이라는 씻을 수 없는 오명만 남겼다”며 “범죄의 소명 정도나 범죄의 중대성, 도주의 우려 등을 놓고 봤을 때 억지이자 쇼에 불과하다”고 특검을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특검을 마치고 나면 특검을 특검하겠다고 공갈 협박을 치는 지도부의 인식은 어느 나라 집권당 인식인가”라며 “특검 수사 기간 연장에 협조하라”고 주장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아니면 말고 식의 이러한 수사는 특검 수사 기간 내내 벌어진 일”이라며 “애초 특검이 목표로 했던 여론조작 사건의 실체규명에는 완전히 실패했다”고 특검을 겨냥했다.
드루킹 특검이 정치권 일각의 지적대로 정치특검일지, 편파특검일지는 현재로선 명확하게 말할 수 없겠으나, 수사 결과에 대해선 허 특검이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비판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사 결과는 차치하더라도, 법조계 일각에선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의 허 특검 임명에 당황하는 기류도 감지됐다. 허 특검은 검찰 출신인데도, 특수수사 경험이 많지 않은 ‘의외의 인사’였다는 이유가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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