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자유주의자로 통하는 맬컴 턴불 호주 총리가 중도우파 집권당인 자유당 내에서 리더십에 위기를 맞으면서, 호주의 정국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CNN·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의회에서 총리의 리더십 부재 논란이 일어난 가운데 지난 21일(현지시간) 피터 더튼 전 내무장관의 사퇴 요구에 턴불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가 실시됐다.
턴불 총리가 신임투표를 통과했지만 48대 35의 표차로 아슬아슬하게 통과한 데다, 신임투표 후 내각 장관들의 줄사표가 이어지고, 턴불 총리를 지지했던 각료들마저 지도부 교체를 주장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총리직을 둘러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더튼 전 장관이 2차 신임투표를 밀어붙이자, 턴불 총리는 2차 신임투표가 결정되면 자진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골드만삭스에 몸 담았던 은행가이자 기술기업에 투자해 백만장자가 된 턴불 총리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자유주의를 주창해 왔다. 하지만 최근 포퓰리즘과 우파 정당으로 기우는 유권자들이 많아지면서, 턴불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
턴불 총리에 대한 지지율 추락의 방아쇠가 된 것은 파리기후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정책으로, 당내 강경 보수파가 이 정책의 입법화에 강하게 반발해 이로 인해 총리직까지 위험해지자 턴불 총리는 정책을 철회했다.
이에 반해 더튼 전 장관은 이민과 난민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최근에는 범죄율 상승의 원흉으로 아프리카 이민자들을 꼽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더튼 전 장관의 강경 기조로 인해 자유당이 지나치게 우파로 기울어 내년 선거에서 중도파 유권자들을 잃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리더십 부재로 호주 정부는 수일 동안 마비 상태며, 호주 경제를 이끄는 광산 및 항공 기업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턴불 총리가 사임하면 호주에서는 약 10년 새 총리가 6명 바뀌게 된다. 호주에서는 2007년 이후 임기를 다 채운 총리가 한 명도 없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호주에서는 여당의 당대표가 총리직을 맡게 된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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