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핌] 이현경 기자 = 제일기획 유정근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마케팅 주도권은 소비자에게 있다며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광고 콘텐츠가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대표는 24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진행된 2018 부산국제광고제 키노트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연설에는 유 대표의 '라이프 쉐어(Life Share) 시대의 브랜드전략' 강의를 듣기 위해 참석한 240여 명의 청중들이 컨퍼런스홀을 가득 채웠다.
제일기획 유정근 대표 [사진=부산국제광고제조직위] |
유 대표는 "누구는 죽었다고 하고, 누구는 죽을 거라고 하는 아비규환인 광고 시장이 디지털 임팩트와 4차 산업으로 인해 변화가 시작됐다"고 운을 뗐다.
과거 소비자를 쉽게 콘트롤할 수 있던 시대가 지나갔고, 미디어가 파편화되면서 개인과 브랜드의 연결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는 "소비자가 세분화되자 브랜드는 '이제 우리 세상이다'라고 했다. 그게 고작 1,2년 전이다. 그런데 거꾸로 소비자들은 IT 기술을 이용해 정보 접근 권한과 의무와 책임이 자유로워졌다. 그러니 브랜드가 힘을 잃었고 소비자가 시장을 콘트롤하게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제는 브랜드와 소비자가 1대1로 엮여있고 주도권이 온전히 소비자에 넘어갔다고 유 대표는 진단했다. 디지털 시대에 소비자가 주도권을 갖고 있는 이 현상을 제일기획은 '앤 브랜드 시대(N BRAND era)'로 부른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1대1 형식의, 소비자 맞춤형 광고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유럽 법인에서 현재 개인화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만든다'가 아니라, 찍어낸다고 표현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많은 스타트업 회사에서는 수십개의 콘텐츠와 이미지, 카피를 만들고 소비자 개인에 맞는 콘텐츠를 전달한다. 실제로 이와 같은 일을 하는 스타트업 회사도 늘어나고 있다"며 앤 브랜드 시대의 도래를 시사했다.
제일기획 유정근 대표가 24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진행된 2018 부산국제광고제 키노트 연사로 참여해 관람객에 강연하고 있다. [사진=부산국제광고제조직위] |
초연결시대에서 경쟁의 범위 역시 확대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애버랜드의 경쟁자는 롯데월드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집에서 넷플릭스를 시청하는 이가 경쟁자일 수 있다. 갤럭시는 넷플렉스의 경쟁자일 수도, 애버랜드의 경쟁자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경쟁자인지, 친구인지, 그리고 경쟁자의 친구는 친구인가 경쟁자인가 생각해볼 때"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경험을 조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장을 지배하는 '마켓 쉐어(Market Share)', 소비자의 마음 속 지위를 판단하는 '마인드 쉐어(Mind Share)' 시대를 지나 현재는 소비자의 경험을 기반한 '라이프 쉐어(Life Share)'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이제 보는대로 믿는 세상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는 오직 자신이 본 대로, 경험한 대로 믿는다. 그래서 직접 휴대폰을 떨어뜨려 보면서 성능을 실험하고, 화장품을 직접 테스트해보며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고 피력했다.
결론적으로 에이전시의 역할은 '라이프 쉐어'의 설계자가 돼야 한다는 제안이다. 유 대표는 "브랜드의 개념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소개하고 정비화해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의 경험을 설계해야 한다. 소비자의 취향과 이들의 상황을 연결시켜야 한다. 소비자 일상생활에 면으로, 입체로 확장시키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점과 선과 면을 이어가는 전략이라고 한다"고 소개했다.
광고시장에서 '경쟁자'에 대한 개념에 대해 소개하는 윤정근 대표 [사진=부산국제광고제조직위] |
유 대표는 광고 시장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말 광고인의 시대가 왔다"고 귀띔했다. 그는 "우리가 만드는 커뮤니케이션은 시장에 아주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가 만드는 콘텐츠가 소비자와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케팅은 마켓을 이끄는 존재가 된 거다. 수많은 컨설팅 업체가 있는데, 극단적으로 말씀드리면 이제 메이커와 경쟁하는 세상이다. 미디어도 메이킹을 하고 콘텐츠도 메이킹을 하려는 세상이 왔다. 어찌보면 광고하는 사람들의 위상이 올라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연이 끝난 후 많은 유 대표는 관람객과 훈훈한 풍경을 만들었다. 그는 사진을 요청하는 관람객에 일일이 대응했고, 명함을 나누는 등 관람객과 소통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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