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목요일 늦은 밤, 딸 마고(미셸 라)에게 걸려온 부재중 전화 3통. 일찍 잠이 든 아빠 데이빗(존 조)은 다음 날 아침 바로 전화를 걸지만, 좀처럼 연락이 닿지 않는다. 데이빗은 마고가 실종됐다고 경찰에 신고한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도 결정적 단서들은 나오지 않는다. 결국 데이빗은 마고의 노트북을 통해 딸의 흔적을 직접 파헤친다.
[사진=소니픽쳐스] |
영화 ‘서치’는 행방불명된 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아버지의 이야기다. ‘테이큰’ 시리즈를 비롯해 그간 수없이 봐온 단순하고 익숙한 내러티브. 하지만 ‘서치’의 아버지는 혈투 대신 ‘클릭’으로 딸을 찾는다. 영화는 전체 러닝타임(101분)을 OS 운영체제, 페이스북, 구글, 스카이프, CCTV 화면 등으로 구성했다. 눈뜰 때부터 잠들 때까지 스마트폰, 컴퓨터, 노트북과 함께하는 현대인의 생활 방식을 접목, 새로운 문법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사용법은 영리하다. 윈도우 부팅 화면으로 시작해 주인공의 상황에 맞게 그 도구를 바꿔간다. 초반에는 데이빗의 화상 통화와 셀프캠, 검색 화면, 문자 등이 주를 이룬다. 이후 데이빗이 사건 현장에 나가면서부터는 유튜브, 뉴스 생중계 등을 이용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시간의 흐름은 바이러스 검사 시점, 라이브 영상, 컴퓨터 시계 혹은 데이빗의 입을 통해 직접 알려주는 식이다.
스릴러 장르 특유의 긴장감을 챙겼다는 점 역시 칭찬할 만하다. ‘서치’는 데이빗이 마고의 흔적을 찾을 때마다 실종에 대한 단서를 하나둘 제공한다. 그 단서들이 모여 사건의 전모가 드러난다 싶을 때는 어김없이 반전을 취한다. 다소 단조롭거나 답답하게 느낄 수 있는 화면 구성의 한계를 극복하는 힘이자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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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가족, 특히 부모·자식 간의 소통을 이야기한다.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아무것도 모르는 사이. 이들의 단절과 극복 과정을 공감 가능하게 담아낸다. 동시에 오프라인 사회의 문제점을 짚어내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미지 도용, 마녀사냥, 개인정보 유포, 무관심 등이 대표적이다.
존 조를 비롯해 미셸 라, 조셉 리(피터 역), 사라 손(파멜라 역) 등 한국계 배우를 대거 캐스팅했다는 점은 흥미롭다. 할리우드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존 조 또한 앞서 진행된 라이브 컨퍼런스에서 “미국 영화에 한국인 배우들이 이렇게 많이 캐스팅되기 쉽지 않다. 게다가 한국인 배우가 나오면 대개 가족으로부터 멀리 떠나는데 이번에는 가족 전체가 화목하게 그려졌다. 가장 좋았고 뭉클했던 부분이다. 자랑스럽다”며 벅찬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구글 크리에이티브 랩 출신인 아니쉬 차간티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제34회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다. 오는 2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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