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 소비자 A씨는 고무소재 여름용 샌들을 구입했다 낭패를 봤다. 물놀이를 위해 잠시 햇빛에 신발을 놔둔 것이 화근이었다. 외부에 신발을 벗어둔 후 수축되는 하자가 발생한 것. 내구성 불량을 의심한 A씨는 명확한 하자규명을 위해 한국소비자원 신발제품심의위원회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었다. 끝내 ‘열내구성 불량에 따른 제품하자’라는 판단을 얻어낸 A씨는 업체에 교환을 요구할 수 있었다.
#. 소비자 B씨도 지난 6월 여름용 샌들을 구입했다가 이염 현상을 경험해야했다. 정작 착화 후 양발 발가락, 발등 및 양말이 검정색으로 물든 것. 씻거나 세탁해도 지워지지 않는 등 샌들 때문에 고생하던 B씨도 결국 신발제품심의위를 찾았다. 결국 ‘염색성 불량에 따른 제품하자’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이른 무더위와 이례적인 폭염이 지속되면서 샌들·슬리퍼 등 여름용 신발 관련 소비자 불만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소비자원이 공개한 ‘여름용 신발 신발제품심의위원회 심의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신발제품심의위에서 하자원인 규명 심의를 진행한 여름용 신발(샌들, 슬리퍼, 아쿠아슈즈, 장화 등 포함)은 121건에 달했다.
여름용 신발 품질하자 ‘내구성 불량’이 가장 많아 [출처=한국소비자원] |
이 중 약 80%(94건)는 6~7월에 의뢰가 집중됐다. 의뢰된 여름용 신발 중 신발 자체의 품질하자로 판단된 건은 81건이었다.
81건의 하자원인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내구성 불량이 40.7%(33건)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설계 불량 및 접착 불량이 각각 16.1%(13건), 부소재 불량 11.1%(9건) 등이었다.
내구성 불량 요인은 열에 의한 수축, 안창 파손, 가죽 손상, 스트랩(끈) 탄력성 상실 및 연결 부위 파손 등이 많았다. 설계 불량은 스트랩(끈) 길이 상이, 신발 좌우 크기 비대칭 등이 주된 원인이었다.
이 밖에 여름용 신발의 착화 환경, 소재 특성 등으로 인해 장식 등의 부소재 탈락, 수분 접촉이나 접착용액 용출 등에 따른 소재 변색 등이 많이 발생했다.
한편 관리 부주의로 판단된 주요 사례를 보면 물에 노출된 신발을 제대로 건조하지 않은 채 보관하거나 이물질이 묻은 신발을 그대로 보관한 경우, 수분과 접촉하지 않아야하는 신발 소재 특성을 무시한 경우 등이 있었다.
고광엽 소비자원 피해구제국 부산지원장은 “신발제품심의위원회의 심의결과 품질하자로 판단된 사례를 추가로 분석할 예정”이라며 “이를 신발 제조·판매업체 및 세탁업체와 공유하는 등 제품 품질 개선 및 세탁방법 고도화를 통한 기업의 혁신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지원장은 이어 “관리 부주의 시 여름용 신발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며 “여름용 신발의 경우 겉창·안창 등의 소재, 착화 및 보관 환경 등을 고려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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