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JXTG에너지 등 일본의 대형 정유업체 3개사가 오는 10월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할 전망이라고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 적용 제외를 요구하는 미일 간 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대체 조달에 나설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싼 이란산 원유를 다른 원유로 대체해 조달 비용이 높아지게 되면 휘발유 가격 상승 등 일본의 소비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현재 미국과의 교섭에서 제재의 적용 제외를 얻어내지 못하고 있으며, 조만간 이러한 상황을 각 정유사에 설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일본 최대 정유업체인 JXTG와 쇼와(昭和)셸석유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대체 조달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이란으로부터의 조달 비율이 40% 가까이 차지하는 후지(富士)석유는 수입 중단을 결정했다.
이데미쓰코산(出光興産)은 지난 8월 이란과의 장기계약을 종료했기 때문에 영향은 없다. 코스모에너지홀딩스는 수개월마다 계약을 갱신하기 때문에 10월 이후 수입에 대해서는 정부 간 교섭 향방을 보면서 결정할 계획이다.
원유 배럴[사진=로이터 뉴스핌] |
일본의 원유 수입량은 2017년 1억8673만㎘이며, 약 90%를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란으로부터의 수입량은 1027만㎘로 전체의 5% 정도이다. 하지만 이란산 원유는 가격이 비교적 싸기 때문에 대체 조달을 하게 되면 비용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
지난 27일 기준 일본 내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51.80엔(약 1520원)으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 정부 당국은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에 대해 “안정 공급에 문제는 없지만 휘발유 가격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미국에게 대이란 제재 적용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교섭이 난항을 겪으며 소득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현 시점에서는 미국으로부터 적용 제외를 얻어낼 수 없을 것으로 보고 각 정유사의 수입 중단을 용인할 방침이다.
일본과 이란은 내년 외교수립 90주년을 맞는다. 이데미쓰가 영국의 대이란 제재에도 불구하고 석유제품을 수입했던 이른바 ‘히노마루 사건’으로 친일 감정이 높아지면서 현재도 양국은 양호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제제 영향으로 일본의 이란산 원유 수입 비율은 2005년 13%에서 2017년 5%로 급감했지만, 원유의 거의 전량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일본으로서는 다양한 조달처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란과의 거래를 계속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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