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의 초고가 주택 가격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미국 주택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열기가 식고 주택시장 피크가 조만간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일반화되면서 이른바 초호화 주택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
31일(현지시간) 미국 부동산 중개사인 레드핀(RedFin)에 따르면 올해 들어 매물로 나온 1000만달러 이상 초고가 주택 중 12%는 가격이 하락했다. 이는 2015년과 2016년의 2배 수준이다. 초고가 주택 500채의 가격은 2분기 총 10억달러나 내렸다.
레드핀의 테일러 마르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구매자들이 지불하고 싶은 것보다 너무 빠르게 가격이 올랐다”고 지적했다.
CNBC는 일부 고가 주택 판매자들이 호가를 수천만달러 내렸다고 전했다. 미국 출판 재벌 지프(Ziff)가가 소유한 플로리다주 팜비치카운티 머낼러펀 소재 저택의 가격은 지난 1억9500만달러에서 1억6500만달러로, 지난 5월에는 다시 1억3800만달러로 낮아졌다.
마이애미해변에 10개 방을 갖춘 맨션의 가격도 지난 5월 6500만달러에서 4800만달러로 내렸고 뉴욕의 셰리 네덜란드의 대형 아파트 가격도 8600만달러에서 6800만달러로 내렸다.
전문가들은 고가 주택의 가격이 너무 올라 잠재 구매자들에게 매력이 떨어지고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 지역에서 고가 주택 매물도 넘쳐난다고 지적했다. 마르 이코노미스트는 “고가 주택 시장에서는 과잉 공급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지역에서는 새로운 연방 세제가 재산세 세액 공제를 제한하면서 잠재 구매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고 고가 주택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외국인도 미국의 정치 상황과 달러 강세로 미국 주택시장에서 후퇴하면서 고가 주택가격 하락을 부채질했다.
다만 마르 이코노미스트는 “가격 인하는 지표로서 좋고 향후 전망에 대한 관점도 제시하지만 시장이 어디로 향하는지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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