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북한 초중고등학교에서 태블릿PC에 탑재된 전자교과서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흥미로운 것은 북한 교육당국이 무료로 배포해야 할 교과서를 제 때 공급하지 못해 유상으로 태블릿PC를 구매하도록 독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평양 등 대도시에서는 구매력을 갖춘 학부모들이 적극 환영하는 반면 지방도시에서는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자유아시아(RFA)방송은 4일 평양시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9월 새학기를 맞으며 평양 시장에 새로 출시된 '룡악산' 판형컴퓨터(태블렛 PC)가 학생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며 "판형컴퓨터에는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1고급중학교(영재학교)의 전 과목 교과서가 사진책 형태로 탑재돼있다"고 전했다.
'룡악산' 판형컴퓨터는 지난 4월 평양시에 있는 '묘향새기술교류소'에서 제작해 출시했으며, 평양을 비롯해 신의주 등에도 널리 판매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귀띔했다.
룡악산 전자교과서 [사진=자유아시아방송] |
소식통은 "교과서는 중앙에서 학생들에게 무료로 공급해줘야 하는게 원칙인데, 교과서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보니 돈 있는 집 학생들은 전자교과서의 출시를 반기고 있다"면서 "반면에 서민 집안 학생들은 전자교과서에 대한 관심은 크지만 아직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2년제 의무교육이 도입되었지만 나라의 교육예산 부족으로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학생들은 장마당에서 중고 교과서를 한권 당 내화 1만원 가격으로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부모의 입장에서는 해마다 자녀들의 과목별 교과서를 확보하느라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야 하는데 종이교과서를 구매하는 비용이면 소학교부터 고급중학교 교과서까지 모두 들어있는 전자교과서를 구매하는 게 오히려 비용이 적게 든다"면서 "결국 전자교과서의 발매는 학생들에게 무료로 교과서를 공급해줘야 할 당국이 학부모들을 상대로 외화벌이 사업을 고안해낸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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