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중국

중국 대형 쇼핑몰 징둥 오너리스크 입도마 '류창둥 회장 성추행' 연루, 회사 일대 타격

기사등록 : 2018-09-04 16:14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투자자 주가 급락할까 긴장, 1인 경영체제 개선 요구 제기
‘밀크티녀(부인애칭) 대신 녹차라떼녀 찾냐’ 네티즌 비난

[서울=뉴스핌] 이미래 기자 =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京東, JD)닷컴의 류창둥(劉強東) 회장이 미국 출장 중 발생한 성추행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악화된 여론이 징둥 실적 및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류창둥 1인 경영체제의 문제점과 이에 따른 오너리스크가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중국 제몐(界面)에 따르면 류창둥 회장은 지난달 31일 미국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의 한 대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학교 학생에게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은 뒤 이튿날인 1일 풀려났다. 구체적 혐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1일 23시 32분 ‘LIU QIANG DONG’이라는 인물이 ‘성범죄 행위(Criminal Sexual Conduct)’라는 혐의로 체포됐다 <사진 = 바이두>

미국 현지 경찰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1일 23시 32분 ‘LIU QIANG DONG’이라는 인물이 ‘성범죄 행위(Criminal Sexual Conduct)’라는 혐의로 체포됐다.

이에 징둥은 공식 성명을 통해 “근거 없는 혐의에 의한 것”이라며 “허위 사실 유포 등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류 회장의 변호인 얼 그레이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보석금도 없이 풀려났다”며 “기소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니애폴리스 경찰 당국은 “현재 수사 중인 사안으로서, 풀려났다고 해서 무죄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며 “정식 기소 전까지 ‘조건부’ 석방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소시효 이내에는 언제든 그를 기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류창둥 회장은 지난 3일(현지시각) 중국으로 귀국했다.

징둥 그룹이 류 회장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서둘러 해명을 하고 있지만 중국 대기업 총수를 향한 여론은 차갑다. 중국 네티즌들은 “징둥이 가라앉는 속도는 징둥 배달 속도만큼 빠르다.얼마 전에도 비슷한 추문이 있지 않았나. 밀크티녀(류창둥 부인 장쩌톈(章澤天)의 별칭) 대신 녹차라떼녀를 찾아 나섰냐”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또다른 네티즌들은 “미중 무역 전쟁으로 양국 관계가 경색되고 있는데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가가 미국에 가서 이런 추태를 부리고 오다니 부끄럽다. 징둥 쇼핑몰 장바구니 다 비웠다. 징둥 이용안하겠다” 며 싸늘한 반응을 나타냈다.

미국 금융시장이 노동절을 맞아 휴장한 탓에 류 회장의 ‘성폭행 혐의’가 징둥 주가에 미칠 영향이 아직 확인 안됐지만, 결코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 바이두>

미국 금융시장이 노동절을 맞아 휴장한 탓에 류 회장의 ‘성추행 추문’이 미국증시에 상장된 징둥 주가에 미칠 영향이 아직 확인 안됐지만, 결코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금융 전문가는 예마차이징(野馬財經)을 통해 “4일 거래가 재개되면 징둥의 주가가 하락할 것이란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최근 힐하우스 캐피털(Hillhouse Capital, 高瓴資本) 타이거펀드(Tiger Fund, 老虎基金) 등 국내외 징둥 대주주가 주식 보유량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京東, JD)닷컴의 류창둥(劉強東) 회장 체포 당시 촬영한 머그샷(범죄자 식별용 얼굴 사진) <사진 = 바이두>

특히 ‘2인자 없는’ 징둥의 현 시스템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제몐은 “1998년 회사 설립 이후 지금까지 창립자 겸 회장 류창둥은 징둥을 대표하는 인물로 인식돼 왔다”며 “류창둥을 제외하곤 징둥을 이야기할 인물이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만큼 류창둥이 징둥에 주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공식석상에서 말하기 좋아하는 류창둥의 일거수일투족은 징둥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줘 왔다”며 개인이 주는 영향력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뿐만 아니라 “창립자 류창둥을 제외한 나머지 고위층 경영자는 언론에 거의 노출되지 않아 외부에서 봤을 땐 2인자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류창둥 없는 징둥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2009년 징둥이 고속발전 시기에 접어들자 류창둥은 선하오위(沈皓瑜) COO(운영 최고 책임자) 란예(藍燁) CMO(마케팅 최고 책임자) 룽위(隆雨) CHO(인사담당 최고 책임자) 등 전문 경영진을 영입했다. 하지만 그들이 실전에 뛰어든 이후에도 류창둥은 경영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 실제로 류창둥은 “그때 손을 놓지 않은 게 내 최대 실수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1월 다보스포럼(매년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류창둥은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었다’는 평을 들으며 은퇴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곧이어 “65세 전까지는 은퇴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장기 경영에 대한 미련을 감추지 않았다. 

류창둥은 '밀크티녀'라는 별칭으로 주목받은 바 있는 장쩌톈(章澤天)과 결혼했다 <사진 = 바이두>

 

leemr@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