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110억원대 뇌물수수 및 350억원대 다스(DAS)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다스 주식을 한 주도 가져본 일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부정부패, 정경유착은 제가 가장 싫어하는, 무엇보다도 경계하면서 살아온 내게 너무나 치욕적인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110억 원대 뇌물수수와 다스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07.10 deepblue@newspim.com |
이날 재판부가 변호인의 변론이 끝난 뒤 최후진술 기회를 부여하자 이 전 대통령은 피고인 석에서 일어나 직접 준비해온 종이를 꺼냈다.
이 전 대통령은 “국민께 심려를 끼친 것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여든을 바라보는 삶의 고비에서 지나온 여정을 바라보며 여기까지 저를 지켜주신 하나님과 고마운 분들께 감사한다”며 운을 뗐다.
이 전 대통령은 “제가 개인적으로 저지른 잘못이 있다면 응당 스스로 감당해야 하나 그와 별개로 대통령으로서 한 일은 나름대로 정당하게 평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의 기소 내용은 대부분 돈과 관련됐는데 제겐 너무나 치욕적인 것”이라며 “부당하게 뭘 챙긴 적도 없고 공익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탐한 바도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
뇌물을 대가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사면했다는 혐의에 대해 “재임 중 단 한 명의 재벌 총수도 독대한 사실이 없다. 분노를 넘어 비애를 느낀다”며 “평창올림픽을 위해 불가피했다. 여론도 적극 지지했고 독일, 프랑스와의 경쟁에서 올림픽을 유치하는 등 이 회장이 IOC 위원으로서 실제로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삼성의 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 의혹에 대해서도 “이번 사건 수사를 통해 처음 들었다”며 “이 일로 삼성 사람을 만난 적도 없고 삼성이 그런 대납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와 관련해 “예전에 소명한 일이다. 모든 사람의 상식으로 도저히 납득이 어렵다”며 “형님(이상은 다스 회장)과 처남(故 김재정 씨)이 33년 전 설립해서 아무탈 없이 운영한 회사를 내 소유라고 하는 건 정상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은) 설립 자금을 내고 주식을 가진 사람이 소유자”라며 “전 다스 주식 한 주도 가져본 일이 없다. 제가 설립자금을 댔다는 증인들의 진술은 사실이 아니다. 그들이 왜 그렇게 진술할 수밖에 없었는지는 언젠가 밝혀지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재판부를 향해 “제 재산은 현재 살고 있는 집 한 채가 전부다. 검찰이 말하는 재산들은 알지 못한다”며 “어려운 시기에 치열하게 살아왔다. 부당하게 돈을 만들어 쓰지 않았다. 제게 덧씌워진 이미지 함정에 빠지지 마시고 사안의 앞뒤를 명철하게 살피면 이 점 능히 보일 것”이라 당부했다.
끝으로 “지금 서민 경제가 어렵고 안보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국민 여러분이 하나로 뭉쳐 나아가면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며 “자유, 평화, 번영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은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것을 믿는다. 저도 계속 기여할 것”이라 말했다.
검찰은 “국가 운영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징역 20년과 벌금 150억원, 추징금 111억4000여만원을 구형했다.
1심 선고는 오는 10월 5일 오후 2시 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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