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은나래 기자 = 중국 맥주 가격이 저렴하다는 말도 이젠 옛말이다. 중국 전통 술인 바이주(白酒,고량주)의 가격 인상 러시에 이어 중국 맥주 시장까지 들썩이고 있다.
최근 화룬쉐화(華潤雪花), 칭다오피주(青島啤酒), 옌징피주(燕京啤酒) 등 중국 맥주 회사들은 맥주 프리미엄 전략의 일환으로 앞다투어 맥주 가격을 인상하며 고가 시장에서 치열한 한판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 맥주 가격은 업계 수익률 악화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자오샹증권(招商證券)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 맥주 가격은 일본의 1/4, 미국의 2/5밖에 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 시장의 세분화로 저가(低價) 맥주 시장에서는 더 이상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저가 맥주보다는 프리미엄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이에 중국 중고가(中高價) 맥주 시장은 고질적인 수익률 악화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8년 상반기 기준 칼스버그(Carlsberg) 경우 전 세계 판매량은 4% 줄어들었지만, 중국 고가 시장에서는 6% 성장률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칼스버그가 내놓은 프리미엄 맥주 투보그(Tuborg), 크로넨버그 1664(kronenbourg 1664)의 성공 때문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칼스버그 외에도 중국 국내 맥주 기업들도 잇달아 프리미엄 라인을 출시하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화룬 춘셩(華潤純生) , 쉐화 셴푸(雪花險譜) 라인을 내놓은 중국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화룬세화를 시작으로 칭다오 역시 훙윈당터우(鴻運當頭), Augerta(青島奥古特), 춘셩(青島純生), 클래식 1903(经典1903) 라인을 선보이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옌징피주(燕京啤酒) 역시 질세라 위안장바이주(原漿白啤) 라인을 출시하며 이들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칭다오 맥주 관계자는 “과거에 소비자들이 단순히 맥주를 마셨다면, 이제는 브랜드를 마시는 시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량 생산에만 치중하던 맥주 기업들은 이제 보다 까다로워진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생산 라인의 다변화와 풍부한 청량감 표현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최대 맥주 생산량을 자랑하지만 1인당 평균 소비량은 세계 평균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놓고 업계 전문가들은 그만큼 중국 맥주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는 얘기라고 진단했다.
nalai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