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산업

"BTS가 테일러 스위프트 이긴 건 '망중립성' 덕분"

기사등록 : 2018-09-07 15:43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이종걸 의원실 주최 '5G 시대의 망중립성' 세미나
"망중립성 완화 통신사 배만 불릴 것" vs "망중립성이 투자 의지 꺾어"

[서울=뉴스핌] 성상우 기자 = "최근 아주 흥미로운 경험을 했다. 미국 내 최고 인기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유튜브 조회수 기록을 깬 가수가 있다고 해서 누군지 보니 방탄소년단(BTS)이더라. 자유로운 인터넷 이용이 가져온 흥미로운 문화 교류 사례다. 망중립성이 유지되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망중립성 폐기 반대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시민단체 전자프론티어재단(EFF)의 법률자문 에르네스토 팔콘 변호사가 7일 국회 의원회관 제 2소회의실에서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열린 '5G 시대의 망중립성' 관련 정책 토론회에서 국내 인터넷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에게 한 말이다.

국내 아이돌그룹 BTS의 신곡 'IDOL'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지 24시간도 채 안돼 조회수 4500만건을 돌파하며 테일러 스위프트의 종전 조회 기록을 깬 것은 미국 내에서도 화제였다. 팔콘 변호사는 바다 건너에 있는 자신이 BTS의 뮤직비디오를 손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저렴한 비용으로 로컬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에 직접 접속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네트워크 망 이용에 차별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망중립성' 원칙이 본인을 포함한 미국 이용자들이 BTS 뮤직비디오에 열광할 수 있었던 이유라는 설명이다.

이종걸 의원실 주최 '5G 시대의 망중립성' 세미나가 7일 국회에서 열렸다. [사진=성상우 기자]

'망 중립성'이란 망을 보유하지 않은 사업자도 같은 조건으로 망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즉, 인터넷TV 서비스(OTT)를 비롯한 CP들이 이용자들에게 자사 콘텐츠를 제공할때 이통사 등이 구축해놓은 네트워크 망을 이용하게 되는데, 이때 망 제공자는 망 이용자를 이용료 등을 통해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개념이다.

팔콘 변호사는 망중립성 폐기 이후 네트워크망 제공자들이 지대 추구 행위를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망중립성 폐기 이후 통신사들이 특정 동영상 콘텐츠 접속 속도를 고의로 낮출 수 있고, 인터넷 접근하려하는 이용자를 차별할 수 있다. 특정 인터넷서비스에는 추가요금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국민의 85%가 현재 망중립성 원칙 폐기에 반대하고 있다"면서 "다수의 주지사들이 망중립성을 주 법으로 복원하려고 시도 중이며 연방의회에서도 FCC의 결정을 번복하는 것을 논의 중이다. 수많은 청구들이 계류 중"이라고 망중립성 폐기 이후 미국 내 움직임에 대해 설명했다.

박경신 고려대 교수 역시 "네트워크 제공자인 통신사들이 네트워크를 세분화(슬라이싱)시켜 각 망별로 차별 요금을 부과함으로써 이용료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유인을 가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통신사들이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통해 차등 이용료를 본격 부과하게 되면 콘텐츠 공급자(CP)로부터 더 많은 접속료를 징수할 것이고, 그 피해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 CP들을 대변하러 나온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역시 "망중립성 완화는 통신사들의 네트워크 지배력을 지금보다 더 강화하자는 주장"이라며 "망중립성은 당연히 유지돼야 하며 향후 '망공공성'으로 나아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대측 의견도 강하게 제기됐다. 망중립성 원칙이 5G 네트워크에 대한 통신사들의 투자 의지를 꺾을 수 있고, 양질의 5G 기반 콘텐츠들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막는다는 논리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망중립성은 인터넷 환경에 따라 진화하는 도구적 개념이다. 현재의 망중립성은 트래픽이 폭증함에 따라 통신사의 망 관리 권한을 일부 허용하고 있다"면서 "과거 우리나라가 ADSL, CDMA 등 ICT 인프라 경쟁을 선도한 경험이 있는 만큼 5G 시대 역시 인프라를 조기 구축하고 산업 전반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망 중립성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책당국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신중론을 펼쳤다. 김정렬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정부는 5G 네트워크 슬라이싱이 망중립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관련성을 갖는 것인지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으나 현재로선 망 중립성 기본 원칙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라면서 "구체적인 네트워크 구조 및 트래픽 처리 사업 모델 관련 내용은 향후 논의를 해 나갈 것이며, 망중립성이라는 기본 가이드라인이 어떻게 변해야 되는 지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접글할 것"이라고 말했다. 

 

swseong@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