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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 달러만 한 게 없다

기사등록 : 2018-09-1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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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8월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강세가 두드러졌다. 미국발 무역갈등으로 달러화가 강해지자 취약한 신흥국 통화들은 줄줄이 비명을 질렀다.

뉴스핌이 추적하는 29개 통화 중 미국과 스위스, 태국, 일본을 제외한 모든 나라의 통화는 8월 중 달러화 강세에 따라 가치가 하락했다. 특히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통화는 30%가 넘는 하락 폭을 보이며 위기감을 보여줬다.

적어도 11월까지 지속할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는 당분간 달러화를 지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서는 달러화 강세가 다 왔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신흥국 위기 전염 우려가 사라지지 않는 한 달러화만큼 믿을 만한 통화도 없다는 분위기도 꺼지기 어려워 보인다.

◆ 믿을 만한 것은 달러뿐

미 달러화는 미국과 중국, 캐나다 등을 둘러싼 무역갈등으로 강세를 보였다. 8월 중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0.65% 상승했다. 달러화 강세에 따라 상대적으로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는 0.61%와 1.28%의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캐나다,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무역갈등이 이 같은 달러 강세의 배경이라고 본다. 특히 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 우려를 부각하면서도 달러화가 충분히 강해지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스웨덴 SEB 은행의 리처드팔켄할 선임 외환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달러는 이번 주 무역전쟁 우려가 고조되면서 선택할 수 있는 주된 방어 통화로 보이며 이것이 신흥시장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케니스 브룩스 외환 전략가는 “일반적인 분위기는 달러가 무역전쟁 우려와 미국이 무역갈등을 새롭게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4월 중순 이후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7% 가까이 강해졌다. 투자자들은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큰 순매수 포지션을 취하며 달러 강세에 베팅하고 있다. 특히 위기감이 맴도는 신흥국과 이슈가 많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감안할 때 아직은 시장이 달러에 강한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키트 주크스 수석 외환 전략가는 “외환시장은 때때로 지지 않는 우위를 통화에 부여하는데 현재로서는 그것은 여전히 달러”라고 지적했다. 주크스 전략가는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이유는 많지 않지만 다른 통화를 우려할 요인이 많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달러화가 충분히 강해졌으며 추가 강세 여력이 크지 않다는 진단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fA Merrill Lynch)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등의 안정적인 경제 지표와 미국과 멕시코, 유럽연합(EU)과의 무역갈등의 일부 안정을 언급하고 달러화가 추가로 강해질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BofA메릴린치는 EU와 이탈리아의 재정 갈등과 캐나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갈등으로 달러화가 마지막 랠리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아르헨 페소·리라 폭락…위기 끝 안 보인다

달러화가 강해지는 동안 취약한 신흥국 통화는 비명을 질렀다. JP모건 신흥시장 통화 지수는 지난달 중반 1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도 루피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터키 리라와 멕시코 페소 역시 비교적 큰 가치 하락을 봤다.

아르헨티나 페소와 터키 리라는 특히 두드러진 약세를 보였다. 아르헨티나 페소는 8월 말까지 올해 들어 달러화보다 52%나 가치가 하락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서둘러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융 선지급을 요청했고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60%로 올렸지만, 페소를 안정시키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8월 터키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17.9% 급등하며 약 15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앙은행은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고 말해 리라화를 안정시키려 했지만, 추세를 전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아르헨티나와 터키에 대한 우려가 식기 어렵다는 데 있다. 아르헨티나는 공무원 감원과 수출 세금 부과 계획 등 초긴축정책을 밝히면서 페소화 폭락 진정에 나섰지만, 아르헨티나 페소는 긍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았다.

터키의 경우 급등한 물가와 미국의 제재 속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금리 인상을 주저해 통화 가치를 지키기 어렵다.

라보뱅크의 표트르 마티스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은 최소 10% 금리를 올리며 시장을 놀라게 해야 한다 “그러나 늘 그런 것처럼 터키 정부가 높은 금리를 꺼리는 가운데 중앙은행이 해야 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제재가 연일 더해진 러시아의 루블은 8월 중 8% 가까이 가치를 잃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 역시 10% 이상 가치가 떨어졌다.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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