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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지방에서 돈 모아 서울·수도권에 푼다"

기사등록 : 2018-09-1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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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금융서비스 수도권 '쏠림', "지역재투자법 방안 필요"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대표적인 지역금융기관인 저축은행이 지방에서 거둔 자금을 수도권에 푼 것으로 나타났다. 실물경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지방의 금융수요를 금융기관이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9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회사의 지역투자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지역금융 현황을 발표했다.

이 연구원이 발표한 금융권별 지역자금 유출 현황에 따르면 저축은행은 지방에서 거둬들인 예수금이 대출금보다 많았다. 지방의 수신 대비 여신 비율이 75.0%로 서울 114.1%, 수도권 103.4%보다 낮았다. 지방에서 받은 돈을 서울과 수도권에 대출로 푼다는 이야기다. 

상호금융기관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나타났다. 모든 지역에서 여신보다 수신 비율이 높게 나타났지만, 상대적으로 지방보다 서울과 수도권에 대출이 쏠려있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연구원은 19일 은행회관에서 '금융회사의 지역투자 활성화 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최유리 기자]

다만 시중은행은 서울에서 거둔 자금을 경기권을 포함한 지방으로 이전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수신 대비 여신 비율이 서울은 86.7%인 반면 인천·경기와 지방은 각각 113.5%, 87.0%를 나타냈다.

이 연구원은 "지방의 지역자금이 수도권으로 유출된다는 지적이 많은데 금융권별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며 "대체로 수도권에 자산이 몰려있어 여신 비율이 낮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지방의 금융수요 충족도도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내 총생산(GRDP)이나 중소기업 사업체 수 등 실물경제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자금을 비롯한 금융서비스가 수도권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2016년 말 기준 예금취금기관에서 취급한 수신 중 67.9%는 수도권이 차지한 반면 지방은 32.1%를 기로했다. 여신 역시 지방 비중이 39.7%에 그쳤다. 금융고도화를 보여주는 지방의 금융연관비율(예금+대출금/지역 총생산)은 서울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금융서비스에 대한 접근성도 격차가 컸다. 예금은행의 경우 서울에는 인구 10만명 당 23.3개의 점포가 있어 지방 평균의 2배에 달했다. 저축은행의 경우에는 인구 10만명 당 점포수가 서울 1.2개, 지방 0.5개로 조사됐다.

이 연구원은 "지방은 상당한 실물경제 비중은 갖고 있지만 금융은 열악한 상황"이라며 "지역재투자법 등을 통해 지역금융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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