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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선언 '환영'한 트럼프, 문 대통령과 24일 뉴욕 회담이 분수령?

기사등록 : 2018-09-20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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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매우 좋은 뉴스"라며 적극 환영했다. 그러나 환영은 하지만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자세다.

일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과 뉴욕에서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의 의중을 확인하기 위한 대화 재개에 나선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함께 오는 24일 문대통령과의 뉴욕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김 위원장의 의중과 비공개 제안을 확인해 본 뒤 새로운 대북 구상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허리케인 플로렌스 피해를 입은 노스캐롤라이나 수해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백악관을 나서면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백악관 취재진들에게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와 비핵화 진전을 환영하는 입장을 직접 밝혔다. 그는 "북한, 한국에서 매우 좋은 뉴스를 받았다"면서 "그들(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만났고, 우리는 아주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나는 김정은으로부터 엄청난 서한을 받았다. 아다시피 그것은 3일 전 배달됐다"면서 "우리는 북한에 대해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북 정상이 합의한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 유치 추진에 대해서도 "많은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인 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은 피한 채 "그렇게 될 것"이라고만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양공동선언 발표된 직후에도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이 최종 협상에 필요한 핵사찰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면서 "북한이 (핵 미사일) 시험장 및 발사대를 국제 전문가들이 보는 앞에서 영구적으로 폐쇄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해당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로켓이나 핵 실험은 없을 것이며, 영웅(한국전 미군 전사자) 유해도 계속해서 미국으로 송환될 것”이라면서 "남북이 오는 2032년 올림픽 남북공동개최를 추진키로 했다. 매우 흥미롭다!”라고 썼다.

그는 19일 오전에도 트위터에 “북한이 비핵화에 다시 나섰다-우리는 많은 진전을 이뤘다”는 폭스뉴스의 평가를 소개했다.

이를 두고 로이터 통신이나 더 힐 등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 환호를 보냈다"고 보도했고 폭스 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칭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과 자신의 북핵 정책에 대한 후한 평가만 했지, 다음 단계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북핵 및 북미관계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트럼프와 워싱턴으로 공을 넘겼다고 평가한다. 김 위원장은 직접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확약했고,공동선언을 통해 전문가 참관 하에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의 영구 폐쇄를 약속했다. 또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폐기 등 조건부 추가 조치도 취하겠다고 밝혔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한 후 악수하고 있다. 2018.09.19

이를 통해 유관 국가의 전문가의 참관 아래 핵 및 미사일 시설을 폐쇄해야한다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제스처를 보인 셈이다. 그러나 정작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진정한 조치로 강조해온 핵 시설 신고나 기존 핵무기의 폐기 계획 등 핵심 요구 사항에 대해선 여전히 뚜렷한 답을 하지 않았다. 

'미국의 상응 조치'를 강조하며 종전선언 등 미국의 조치가 먼저 이뤄져야만 이에 걸맞는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공동선언을 환영할 순 있지만 적극 호응하기 어려운 이유다. 바꿔말하면 평양공동선언만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선언'이나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중대 결심을 끌어내기에 다소 역부족이란 의미다.

트럼프 정부는 최근 북한의 최종적이며 완전하고 검증된 비핵화 (FFVD)를 거듭 강조하며 이를 위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의 고삐를 다시 죄고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눈길은 오는 24일 뉴욕에서 열릴 한미정상회담으로 모아진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 기조 연설 참석차 뉴욕을 방문하면서 이날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뉴욕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평양공동선언은 물론 김 위원장의 비공개 메시지와 제안을 들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평양행 비행기를 타기에 앞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북미대화를 재개시킬 수 있다면 성공적이될 것이라고 말했고 평소 북미 정상의 '담대한 결단'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우리는 그(김 위원장)가 무엇을 살펴보고 있는지 한번 볼 것이다. 지켜보자"라면서 "그러나 그사이 우리는 대화하고 있다. 그도 차분하고, 나도 차분하다. 그러니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평양 방문을 마치고 다시 뉴욕으로 날아가는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통 크게 주고 받는 담대한 결단'의 물꼬를 틀 수 있을 지가 향후 북미관계와 비핵화에 또 다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kckim1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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