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브렛 캐배너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성폭행 미수 의혹'을 놓고 진실 공방이 가열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배너 후보를 옹호하고 나섰다.
1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허리케인 플로렌스 피해를 입은 노스캐롤라이나주(州) 수해 현장을 방문하기에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그(캐배너 후보)가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이다. 나로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다고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허리케인 플로렌스 피해를 입은 노스캐롤라이나 수해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백악관을 나서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는 이어 "내가 계속 말해 온 바와 같이 그는 흠잡을 데 없는 기록을 갖고 있다. 이번 일은 그와 가족들에게도 힘든 일이다"라며 캐배너 후보를 두둔했다. 또 캐배너의 성폭행 미수를 폭로한 팔로알토 대학교의 크리스틴 블래시 포드 교수가 연방수사국(FBI)의 조사 전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할 수 없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만약 (포드 교수가) 청문회에 나타난다면 잘된 일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유감스러울 것 같다"며 캐배너가 처한 상황을 "매우 부당"하다고 표현했다.
또 그는 이날 공개된 의회 전문매체 힐TV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이미 석 달 전 편지를 받고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고, 그 당시 문제를 제기할 수 있었다. 다이언 파인스타인 의원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고, 그가 알고 있었다는 것은 찰스 슈머(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알고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모든 민주당 의원이 알고 있었다. 그들이 하는 행동은 러시아 (스캔들 수사) 마녀사냥과 다른 것이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앞서 포드 교수는 상원 법사위원회 소속의 다이앤 파인스타인 민주당 의원에게 보낸 서한과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1982년 파티에서 만난 캐배너로부터 성폭행당할 뻔한 과거를 고백했다. 캐배너 후보는 20일 상원의 인준 절차를 거칠 예정이었으나, 논란이 거세지자 민주당의 요구로 인준 투표는 연기됐다. 오는 24일 공개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피해자 측에서 FBI 수사 전에는 청문회에 참석할 수 없다고 거부해 현재 진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포드 교수와 민주당 몇몇 의원들이 FBI 수사를 촉구한 가운데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FBI에 36년 전 일어난 사건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는 것은 "진실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라, 중간 선거가 끝날 때까지 (인준) 절차를 늦추려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상원 법사위원장인 척 그래슬리 공화당 의원은 현재 포드 교수 측의 요청을 거절한 상태다. 그래슬리 의원은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에게 "이러한 사건을 수사하는 것은 FBI의 역할이 아니다"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보냈다. 이어 그래슬리 의원은 21일을 데드라인으로 지정해, 포드 교수에 21일까지 청문회 참석 여부를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19일 발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점점 많은 미국인이 캐배너 지명자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11~17일간 성인 2196명을 대상으로 벌인 로이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중 약 36%가 캐배너의 임명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캐배너에 반대한 이들의 비율은 30%였다. 반면 임명에 캐배너를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31%였으며, 나머지 33%는 알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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