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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인사이드] "같은 듯 다른"...심재철 ‘압수수색’ vs 신창현 ‘유야무야’

기사등록 : 2018-09-2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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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4일만 심재철 압수수색 vs 고발 10일째 신창현 감감무소식
신창현 “김종천 과천시장이 과잉개발 우려하며 문서 사진 보내”
심재철 “디브레인 접속중 백스페이스 눌렀더니 자료 떠..시스템 오류”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21일 전격 진행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을 두고,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묘한 대비가 이뤄지고 있다.

심재철 의원은 청와대 등 정부의 비공개 예산 사용 내역을, 신창현 의원은 수도권 신규 택지개발 예정지 내역을 확보해 공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두 정보 모두 국가 중요 정보이며, 비슷한 시기 발생했고, 두 의원 모두 검찰에 고발됐다.

그러나 심 의원은 기획재정부의 고발 4일 만에 서울중앙지검의 압수수색을 당했고, 신 의원은 국회 국토위원직을 사임했을 뿐, 고발된지 10일이 지났지만 별다른 진행이 없는 상태다.

한국당에서는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들이 모두 이 점을 거론하며 “명백한 야당 탄압”이라며 검찰의 편파 수사를 규탄하고 나섰다. 특히 신창현 의원은 고의 사전 유출이며, 심재철 의원은 시스템 오류에 따른 부정 취득이 아님에도 야당 의원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검찰이 21일 오전 정부의 비공개 예산 정보의 무단 열람·유출 의혹 혐의로 심재철 의원실을 압수수색했다. 심재철 의원이 압수수색과 관련해 발언하기 위해 자신의 의원실에서 나오고 있다. 2018.09.21 yooksa@newspim.com

◆ 신창현 “김종천 과천시장이 임대주택 과잉개발 우려하며 문서 사진 보내와”

신 의원은 지난 5일 오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경기도 8개 지역 신규택지 후보지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구체적인 지역 이름과 부지 크기 등이 언급되며 정부의 9.13 대책 발표를 앞두고 민감한 부동산 시장에 큰 혼란을 일으켰다.

논란이 커지자 신 의원은 지난 6일 사전 공개에 책임을 지고 국회 국토위원직을 사임했다. 이어 11일에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문제의 자료는 임대주택 과잉개발을 우려한 김종천 과천시장으로부터 문서 사진 4장을 문자로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 의원은 이어 "이 자료를 LH에 보내며 의왕, 과천 주택공급계획에 대해 보고하라고 했고, LH 직원이 상세도면을 가져와 설명하며 지도를 제외한 문제의 자료 3장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자료 어디에도 공개하면 안 된다는 표시가 없었다. 구체적인 지명은 모두 'ㅇㅇ'으로 삭제돼 있었다"며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에서 공개했다.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소명했다.  

이를 자기 지역구(의왕, 과천)에 특혜를 주기 위한 고의적 행동이라고 규정한 한국당은 11일 공무살 비밀누설죄로 신 의원을 고발했다. 

◆ 심재철 “디브레인 접속 중 ‘이거 뭐지’ 백스페이스 눌렀더니 자료 떠..시스템 오류”

심재철 의원실은 지난 3일 국감 자료를 준비하기 위해 한국재정정보원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에 접속했다. 그러다 조작 도중 ‘이거 뭐지 잘못됐네’하며 백스페이스 키를 눌렀더니 해당 자료가 떴다는 게 심 의원 측 설명이다.

이후 5일 디브레인 자료 다운로드를 시작했고, 접속 후 9일이 지난 12일 재정정보원 전문가가 의원실에 전화를 걸어왔다. 15일에는 김용진 기재부 2차관이 심 의원에게 ‘자료 회수를 요청하며 유출 및 공개시 문제가 복잡해진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심 의원 측이 이를 거부하자 기재부와 재정정보원은 17일 심 의원실 관련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확보한 내용에 대해 심 의원은 아직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국가 예산을 사적으로 쓴 것”이라며 그 중 ‘한방병원’ 사례를 폭로했다.  

<사진=신창현 의원실 제공>

◆ 고발 4일만의 국회의원 압수수색 vs 고발 10일째 감감무소식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가 열린 다음날 오전, 기재부의 검찰 고발 4일만에 전격 착수된 압수수색을 두고 한국당은 신창현 의원 사례를 거론하며 “명백한 야당 탄압”이라며 십자포화를 날리고 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회부의장까지 지낸 현역의원이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정보를 취득한 것을 두고 기재부가 고발까지 하고, 검찰은 기다렸다는 듯이 압수수색을 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라며 “더구나 지난번에 택지개발 관련 기밀을 불법 유출한 여당 의원에 대해서는 손도 못 대는 검찰이 말이다”라고 꼬집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얼마 전 신창현 의원이 국토개발 정보를 고의적으로 누출시키고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킨 게 불과 며칠 전이다. 고발장이 접수된 지 한참임에도 아직까지 아무런 검찰 수사도 있지 않다”고 밝혔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명백한 국가기밀 유출행위인 신창현 의원의 택지개발 정보 공개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야당 의원의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이렇게 탄압하는 것은 헌정사에 유례가 없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바른미래당 역시 심 의원과 신 의원에 대한 검찰의 다른 태도에 대해 성토했다. 이종철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해 “멀리 가지 않더라도 검찰의 행위는 이중성과 내로남불의 극치”라며 “국토부의 부동산 개발 정보를 유출한 신창현 의원에 대해서는 검찰이 전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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