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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매투자 A에서 Z까지.."이것만은 명심하세요"

기사등록 : 2018-09-23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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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 김성숙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인터뷰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 지난 2016년 서울 양천구 신정동 목동의 89m² 아파트가 경매로 나왔다. 최초 감정가는 5억2500만원이었다. 당시 40명의 입찰자가 뛰어들 만큼 관심은 대단했다. 가장 높은 금액을 적어낸 사람은 5억4700만원을 제시했지만 경매 입찰표를 잘못 작성해서 2등이었던 A씨가 5억4599만원에 최종 낙찰을 받았다. 3개월 후 이 아파트 매매가격은 7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A씨는몇개월새 2억원 상당의 수익을 냈다.

# B씨는 지난 2015년 경기도 화성공단에 위치한 상가건물을 감정가의 57%인 6800만원에 최종 낙찰받았다. 낙찰 후 잔금을 치르고 상가를 임대해 임차보증금 2000만원에 월 40만원을 받았다. 임대 수익률은 9.410%다. 나중에 이 상가를 9000만원에 팔았는데 양도소득세 726만원을 제하고 나니 1900만원의 양도차익도 얻게 됐다.

경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경매 시장은 오히려 활황을 띤다는 속설처럼 지난해 경매 시장은 뜨거웠다.

경매 매물 건수가 역대 최저를 기록하며 공급이 줄자 수요가 몰리면서 낙찰가격이 시장 균형가격보다 높게 형성된 것. 경매낙찰가율(최초감정가를 낙찰가로 나눈 비율)이 높았다는 얘기다. 부동산 가격마저 상승하면서 경매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알면 알수록 '돈이 보이는' 경매. 일반인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과 과정, 유의사항을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 경매 투자, 목적부터 세워라

"경매의 가장 큰 장점은 매물을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경매에 성공하려면 우선 경매 대상을 세분화하고 특정 분야에 집중해야 합니다. 또 한두 번에 성공하겠다는 과도한 기대감도 버려야 합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이사는 경매 투자에 성공하려면 가장 먼저 목적의식이 뚜렷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익 나는 투자가 목적인지, 실수요가 목적인지를 구분한 뒤 경매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목적을 정했다면 그다음은 투자 지역과 대상을 좁히는 작업을 해야 한다. 자신이 거주하는 곳 위주로 4~5개 구 정도로 지역을 좁혀 경매 물건을 차근차근 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에는 59곳의 경매법원이 있다. 법원별로 지역을 정해 범위를 좁히는 것도 한 방법이다. 부동산 종목에 따라 아파트, 연립주택, 다가구주택, 상가, 토지로 세분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 /김학선 기자 yooksa@

강 대표이사는 "경매지역 범위를 좁힌 뒤 경매의 장점인 금융권 대출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매는 낙찰가의 70%까지 금융대출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1억원 규모 매물을 낙찰받았다면 자기자본 3000만원만 있어도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만 들으면 꿈 같은 투자 같지만 경매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 권리분석이란 최대 복병이 숨어 있기 때문. 권리분석이란 부동산 환가 절차(경매)로 인해 소멸되는 권리와 인수되는 권리를 구별하는 과정을 말한다. 낙찰되면 모든 등기가 소멸되는데 임차인의 보증금처럼 소멸되지 않고 인수해야하는 부분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애써 낙찰을 받았는데 선순위 채권자가 있다면 그 비용을 고스란히 물어줘야 한다. 또 선순위 임차권을 가진 임차인이 있다면 당장 퇴거시킬 수가 없어 집을 처분하기도 어렵다. 지분의 일부를 갖고 있는 사람도 낙찰자의 속을 썪이는 요인이다.

김성숙 명지대학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경매는 원칙적으로 압류채권, 채무, 임대차 계약이 소멸되는 소멸주의"라며 "일부는 대법원이 인수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자칫하면 잘못된 정보로 낙찰자가 선순위 보증금까지 떠안게 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낙찰자는 건물등기나 토지등기 등을 살펴보고 낙찰 물건에 대한 인수, 미인수 부분을 판단해야 한다. 통상 일반 매매는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해 매수자가 임차인의 보증금을 승계해야 하는데 경매는 이런 의무가 없다.

이렇다 보니 서류를 꼼꼼히 따져보고 경매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 보증금 인수, 미인수 여부는 법원 경매 사이트 서류 열람코너를 통해 공개된다.

◆ 처음하는 경매투자 이것만은 꼭 유념하자

김성숙 겸임교수는 경매를 시작하는 초보자가 범하는 실수 중 하나는 경매 물건의 가격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초보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경매 물건에 대한 정확한 시세 조사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경매 참여자들은 경매 감정가나 최저입찰가만을 보고 입찰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며 "터무니없이 시세 차이가 많이 나는 매물의 경우 감정평가 가격이 적정한지 직접 현장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통 현장에 가면 경매 물건이 시장에 나오기까지 시간적 간격이 존재한다. 채권자가 경매 신청을 하면 법원 경매 사이트에 공고되고 입찰자가 보게 될 때까지 최소 5~6개월이 소요된다. 이 사이에 경매 물건 가격이 더 오를 수도, 더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현장을 직접 찾아 시세와 임대 상황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

김성숙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 /김학선 기자 yooksa@

김 교수는 "경매 물건이 있는 곳 주변 공인중개소를 찾아 임대 시세나 공실률을 확인하고 주변 유동인구도 파악하는 철저한 현장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낙찰 후 임대가 가능한지, 얼마나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지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매 물건에 대한 정보를 가장 먼저 검색해봐야 한다"며 "처음 입찰 참여할 때 시세보다 싼지, 낙찰받는 금액 외에 따로 인수하는 게 없는지, 매물에는 하자가 없는지를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경매에 임할 때 유념해야 할 사안으로 3가지를 꼽았다.
첫째, 최고가 매수인이 돼 잔금을 납부해도 소멸되지 않는 권리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선순위지상권, 가처분, 가등기를 말한다.

둘째, 감정평가액은 경매를 실행하기 위한 기준금액일 뿐 그 물건의 절대적인 가치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경매 감정가격은 대체로 시세보다 낮게 나온다는 게 정설이지만 높게 감정되는 경우도 있어 정확한 시세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셋째, 지상권과 유치권을 포함한 특수권리 물건은 반드시 사전에 이해관계인을 면담해 출구전략을 확보한 후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

넷째, 공부와 현황의 일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김 교수는 "건축이 오래된 다세대 빌라 등은 공부와 현황이 불일치하는 경우가 있어 명도(사용하는 건물, 토지 등을 넘겨주는 행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경매법정에서 흔히 범하는 돌발변수도 주의해야 한다. 자칫했다간 표기 오류로 최종 입찰자 자격을 박탈당하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경매법정에서 흔히 나오는 실수로, 해당 사건번호를 확인하고 물건번호가 나뉘어 있는 경우는 꼭 물건번호를 표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리입찰 시에는 반드시 위임장을 작성하고 인감증명서가 첨부돼야 한다. 공동입찰 시에는 공동입찰신고서와 공동입찰자 목록을 작성하고 공동입찰자 전원의 날인과 지분을 표기해야 한다.

◆ 소액으로 투자 가능한 경매·공매..."인내심을 가져라"

경매는 금융권 대출이 70%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소액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 다만 금리 인상 시 수익 레버리지가 줄어들고, 임대가 잘 안 나가 공실이 생길 경우 이자비용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강은현 대표는 또 경매 입문 초반부터 입찰에 실패했다고 쉽게 좌절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경매 의욕이 충만해 공부를 많이 하지만 정작 입찰에 실패하면 열정이 한순간에 꺾일 수 있다"며 "처음부터 경매 시장에 과도한 기대를 갖거나 역량을 투여하지 말고 꾸준히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루에 30분씩 약 100일가량 정도 공부하면 경매 물건을 보는 안목이 생긴다는 것.

소액으로 투자 가능한 공매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경쟁이 치열한 경매 대신 국세 체납 등으로 압류재산을 처분하는 공매 또한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공매 물건은 정부재산정보공개 인터넷 '온비드' 사이트를 이용해 열람할 수 있다. 특히 공매 압류재산의 경우 자투리 토지 등 토지 물건이 많이 나와 소액으로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김성숙 교수는 "서울권 도로부지의 경우 100만~200만원대에 낙찰받을 수 있는 공매 물건도 종종 나온다"며 "당장은 재산가치가 없어도 수도권의 경우 재건축, 재개발 호재로 향후 재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경매시장, 올 하반기가 특수...투자자 노려볼 만

지난 2017년 경매 시장은 부동산 시장 우상향 현상과 저금리 기조로 낙찰률이 올라가는 등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지난해 전국의 경매 물건은 총 8만5764건으로 추산된다. 건수로 치자면 역대 최저 수준이다. 물건이 적다 보니 경쟁률과 낙찰가율은 치솟았다. 지난해 경매 매출은 10조4276억원, 경매 참여자는 17만65명에 이른다.

경매 시장 연평균 매출은 12조~13조원에 달한다. 경매 매물 평균 공급은 연 12만 건, 경매 참여자는 연 25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경매 시장은 연평균 수치와 비교하면 모든 면에서 감소했지만 공급이 줄고 낙찰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올해는 하반기부터 경매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가 인상되면서 이를 견디지 못한 차주(대차 계약에서 빌리는 측)들의 경매 물건이 대거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경매 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진입장벽이 대폭 낮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경매 물건이 급증하면 경매 참여자들은 시간적 여유를 갖고 가격을 낮추려 하기 때문이다. 강은현 대표는 "올 하반기에는 경매 참여자 수도 증가할 전망"이라며 "참여자들이 늘어나면 경매 낙찰가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숙 교수는 "입주폭탄에 따른 역전세난이 예고된 상황에서 금리 인상까지 맞물리면 무리하게 돈을 빌려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들이 연체의 늪에 빠질 확률이 커진다"며 "지금 당장은 매물이 대량으로 경매 시장에 나올 확률은 낮지만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매물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경매 물건이 쏟아질 경우 낙찰률은 높아지겠지만 낙찰가율은 낮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az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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