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 쓰이는 현재의 리튬이온전지보다 2배 이상으로 효율이 좋고 수명도 획기적으로 늘어난 리튬금속-이온전지가 국내 연구진 주도로 개발됐다.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이병권) 에너지저장연구단 조원일 박사팀은 리튬금속 표면에 인조 보호막을 첨가하는 방법으로 전지의 성능과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리튬금속-이온전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결과는 이날 저명한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이번에 개발된 전지는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에너지밀도를 2배 이상으로 높였고 1200회 이상 충‧방전해도 초기 대비 80% 이상의 성능이 유지되는 특징을 보인다.
리튬금속-이온전지는 리튬이온전지의 흑연 음극을 리튬금속으로 대체한 전지로, 리튬이온전지보다 이론상 에너지용량이 10배 이상 커서 차세대 전지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리튬금속의 높은 반응성 때문에 금속표면에서 덴드라이트(dendrite)가 생성되면서 전지의 폭발을 유발하거나 수명을 단축시키는 문제가 있었다. 덴드라이트는 금속 표면 어느 한 부분에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나뭇가지 형태의 결정으로, 전극의 부피팽창과 전극과 전해질 사이의 부반응을 유발하여 위험을 초래한다.
연구팀은 문제해결을 위해 그래핀계 나노소재를 리튬금속 표면에 고르게 전사함으로써 ‘랭뮤어-블라젯’ 인조 고체-전해질 계면상(Artificial Solid-Electrolyte Interphase)이라 부르는 인조 보호막과 양자역학 계산을 활용해 최적의 전해질 배합도 개발했다.
인조 보호막은 각 전극과 전해액 사이에 일어나는 반응을 제어하기 위해 양극 혹은 음극 표면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준 수∼수천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두께의 얇은 층을 말한다.
이런 인조 보호막과 전해질 배합을 통해 1200회 이상 충‧방전을 하더라도 초기 성능 대비 80%를 유지하고 상용화한 리튬이온전지 수준으로 리튬금속의 양을 줄여도 200회 이상 충‧방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로 리튬이온전지가 지닌 에너지 저장능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고용량·장수명 전지의 제조가 가능해졌다. 또 리튬금속-이온전지를 포함한 리튬-황전지, 리튬-공기전지 등 차세대 전지산업에 큰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저장연구단 조원일 박사 |
조원일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결과는 차세대 전지의 성능과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한 것”이라며 “드론, 자율주행차, 무인잠수정 등 무인이동체 산업을 비롯해 다양한 산업으로 파급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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