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미국 금리 인상으로 국내도 금리 인상 압박을 받으면서 대출을 끼고 집을 산 주택보유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이미 연 5%에 육박한 가운데 기준금리가 오르면 이자부담이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가능성이 커진 만큼 신규 대출을 받을 경우 고정형 금리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는 연 4% 중후반대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코픽스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잔액 기준)는 KB국민은행이 3.58~4.78%, 신한은행이 2.89~4.51%, KEB하나은행이 3.13~4.33%, 우리은행이 3.29~4.29%다.
주담대 금리가 연 4%를 훌쩍 넘긴 것은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꾸준히 올랐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 인상 기조가 일찌감치 시장에 반영되면서 지난달 잔액 기준 코픽스는 연 1.89%로 2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8월 이후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온 결과다.
새로운 대출규제 방식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26일 시행된다. DSR은 개인이 상환해야 하는 연간 대출의 원금과 이자가 연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산정한 것으로 신용대출과 자동차할부금, 카드론 등 모든 종류의 부채를 포함한다. 기존의 총부채상환비율(DTI) 보다 대출요건이 까다로워 진다. 이날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의 모습. /이형석 기자 leehs@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상승 곡선은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국내도 연내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주담대 금리가 연 5%를 넘어설 수 있다.
김탁규 IBK기업은행 반포자이WM센터 PB팀장은 "11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 12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보고 나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본다"며 "전체적으로 금리가 1%p 정도는 올라갈 여지가 있어 주담대 금리는 1~1.5%p 정도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담대 금리가 올라가면 대출자들의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분석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p 오를 경우 가구당 연평균 이자 부담이 402만5000원에서 496만6000원으로 94만1000원 증가한다. 가처분소득의 12% 가량을 이자로 쓰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만큼 신규 대출을 받을 때 최소 3~5년간 금리가 유지되는 혼합형 고정금리를 선택하라고 입을 모은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변동형이 혼합형보다 보통 0.5%p 낮은데 이 차이가 많이 줄면서 전일 기준으로는 혼합형이 더 낮았다"며 "앞으로 금리가 오를 일만 남았기 때문에 신규 대출을 받는다면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게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미 변동형으로 대출을 받은 경우, 상환기간과 중도상환수수료 등을 고려해 유리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 팀장은 "자금유출 우려가 크지 않고, 가계부채 우려가 있기 때문에 금리인상 속도가 가파르진 않을 것"이라며 "당장 변동형에서 고정형으로 갈아타야 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보지만 변동형 주기에 따른 금리 수준과 상환 기간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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