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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무장 일방 해제는 없다", 미북 협상 쟁점은 '단계적 제재 완화'

기사등록 : 2018-10-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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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연설에서 '신뢰' 12번 언급…"불신 원인은 대북제재"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 대북제재 완화 없다" 美 입장은 불변
본격 비핵화 협상 전 '힘겨루기' 가능성도 있어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핵무장의 일방 해제는 없다'고 못박으면서 향후 재개될 미북의 비핵화 협상에 관심이 집중된다. 

주목할 점은 리 외무상이 연설에서 여러번 비핵화 이전 '신뢰'를 강조하며, 불신의 원인으로 대북제재를 지목했다는 점이다. 이에 북한이 신뢰 회복을 위한 미국측의 상응조치로 단계적 대북제재 완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신뢰' 12번 언급한 北…불신 원인으로 '대북제재' 지목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9일(현지시간) "미국에 대한 신뢰가 없이는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으며,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면서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북미간 신뢰조성의 걸림돌로 '대북제재'를 지목,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조치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공식적으로 연결지은 것이다.

리 외무상은 이번 연설에서 총 12번 '신뢰'를 언급했다. 북미 공동선언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한 것은 '상호 신뢰'가 부족했기 때문이며, 한반도 비핵화도 "신뢰조성을 앞세우는데 기본을 두고 동시행동의 원칙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단계적으로 실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30일 대북제재 비판에 가세했다. 노동신문은 '제재와 대화는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미국이 제재 압박의 도수를 높이면서 상대방과 대화하자고 하는 것이야말로 모순"이라며 "미국은 대세의 흐름을 옳게 가려보고 선택을 바로 하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자료=노동신문]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북한이 미국에 요구한 '상응조치'로 대북제재의 단계적 완화를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평양공동선언에서도) 미국의 상응조치가 있으면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재 구축을 할 수 있다고 했다"면서 "전제를 붙이고 일방적인 무장해제는 할 수 없다는 것은 기존에 했던 얘기를 반복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고유환 교수는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수순을 밟으려면 북한이 요구하는 체재안정보장과 관련한 상응조치가 있어야한다는 주장인데, 상응조치는 제재해제 문제도 있다"면서 "비핵화 수순에 따라서 여러겹의 제재 중 한두가지 제재의 완화도 부분적으론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美 대북제재 유지입장 '단호'…"완전한 비핵화 전까지 안보리 결의 시행"

그러나 미국을 포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는 완전한 비핵화 이전까지 대북제재 완화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6일 유엔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고 "비핵화 이전까지 기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시행해야한다"면서 북한의 환적 등 제재 위반 사례 중단을 촉구했다.

[유엔본부(뉴욕) 로이터=뉴스핌] 김근철 기자=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유엔 총회 연설을 하고 있다.2018.9.25.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 역시 "미국과 협력국들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북한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집행이 성공적인 결과를 위해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고유환 교수는 "미국은 아직 대북제재를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협상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리 외무상의 발언이 직접적인 대북제재 완화 요구가 아닌 '힘겨루기'라는 해석도 있다. NBC 방송 등 외신은 "비핵화 협상 재개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북한이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를 보여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리 외무상의 연설이 끝난 뒤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만나 "(연설 내용이) 세지 않았다"며 "신뢰 구축을 호소한 것이지 그게 왜 센 것이냐"고 주장했다.

goe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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