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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소비세 10%' 의욕 보이지만…'연기론' 스멀스멀

기사등록 : 2018-10-0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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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 "2019년 10월 예정대로 소비세율 10%로"
여당 내에선 "증세하면 선거에서 고전한다" 우려
경제계에선 소비세율 10%도 부족하다는 지적 나오기도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자민당 총재선거 투표를 하루 앞둔 9월 19일. 자민당 내 인터넷 방송에 출연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시청자 중 한 명이 "소비세를 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아베 총리는 쓴 웃음을 지으며 "저도 가능하다면 올리고 싶지 않고 이건 진심입니다"라며 "지난해 중의원선거에서 약속했던 유아교육 무상화와 고등교육 무상화를 시작하기 위해선 소비세율 인상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1일 산케이신문은 아베 총리가 계속해서 소비세율 인상 의욕을 밝히고 있지만, 자민당 내부나 야당에선 '연기론'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25일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베는 "예정대로 증세"…여당 내에선 "선거 악영향" 우려

아베 총리는 전부터 소비세율 인상을 통한 재정건전화에 신중한 입장이었다. 증세에 얽매인 나머지 경기가 침체돼 디플레이션 탈출이 요원해질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민주당 집권기였던 2012년 8월 성립된 '사회보장과 세제의 일체개혁' 관련 법안은 2015년 10월까지 소비세를 10%까지 올린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2014년 소비세를 5%에서 8%로 인상해 경기가 침체되면서 아베 총리는 10%로 인상하는 시기를 1년 반 뒤로 연기했다. 2016년엔 재차 2019년 10월까지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분위기가 바뀐 건 지난해부터였다. 10월 중의원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유아·고등교육을 무상화하고, 그 재원은 소비세율 인상에 따른 증가분으로 하겠다고 공약을 내건 것이다. 공약으로 내걸어 국민의 지지를 받은 이상 3번째 연기를 하기엔 정치적 리스크가 상당하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소비세율 인상과 관련해 최근 "리먼 쇼크 정도의 경기악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예정대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민당 내에선 증세를 멈춰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젊은 의원들로 이뤄진 '일본의 미래를 생각하는 공부회'는 소비세율 10% 인상 계획을 동결해달라고 요구하는 제언을 지난 5월 발표했다.

게다가 내년엔 소비세율 인상에 앞서 참의원 선거와 통일지방선거가 진행된다. 소비자의 지갑을 직격하는 세금문제가 쟁점이 되면 여당의원은 고전을 피할 수 없다. 선거가 가까워질 수록 연기론이 나오는 이유다.  

야당도 아베 총리의 증세 방침을 견제하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입헌민주당 대표는 지난 9월 3일 기자회견에서 "예정대로 소비세를 올려야 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공산당 위원장은 "총리는 헌법 9조를 개정하고 소비세율 인상 10%를 강행하겠다고 2가지를 선언했다"며 "절대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내년 소비세 증세시 구입액의 2%를 포인트로 환원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소비세율 최저 14% 돼야 한다는 지적도

"국가의 거버넌스가 기능하고 있지 않다"

지난 7월 12일 나가노(長野)현에선 일본 3대 경제단체 중 한 곳인 경제동우회의 하계 세미나가 열렸다. '소비세율 인상을 향한 길과 재정건강화'란 테마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고바야시 요시미쓰(小林喜光) 회장은 "(소비세는) 최저 14%정도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가의 세출의 3분의 1을 점하는 사회보장 관계 비용은 향후 계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 2016~2018년도엔 연간 6500억엔 수준이었지만, 단카이세대(団塊·1947~1949년)가 75세가 되는 2022년 이후엔 9000억엔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고바야시 회장은 '14%'는 기초적 재정수지(프라이머리 밸런스)를 2025년까지 흑자화하기 위한 최저선이라고 밝혔다. 기초적 재정수지는 특정 시점에서 필요한 정책적 경비를 해당 시점의 세수 등으로 어느정도 충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 같은 시각의 연장선에서 재무성의 관료들 사이에선 '10% 인상'에 더해 추가 인상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의 임기가 2021년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 재무성 간부는 산케이신문 취재에서 "3년의 임기동안 소비세 추가 인상의 논의만이라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경제계에선 정부의 재정건전화 계획에 대한 불신감이 깊다. 지난 6월 결정된 일본 정부의 재정건전화 계획이 실질 2%·명목 3%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케이신문은 "미중 간 무역갈등이 심각해지면서 경기 후퇴요인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지나친 낙관론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스가 관방장관은 추가 소비세율 인상 검토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keb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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