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극미세 물질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급속도로 진행되는 과정은 레이저를 통해 지금은 보여지고 있다. 초정밀 도구는 새로운 연구영역과 수많은 산업적, 의학적 응용 분야를 개척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혁명적인 레이저 물리학’을 개척한 3명의 학자에게 수여한다"며 이같이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미국 벨연구소의 아서 애슈킨(96) 박사는 이른바 ‘광학 집게(optical tweezer)’ 발명자로, 원자 세계와 같이 작은 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크기의 물체를 광학적으로 제어 조작할 수 있는 원리를 발견했다.
다시 말해, 애슈킨은 레이저 빛을 한 초점에 모으면 주변을 끌어당기는 힘이 작용해 미세입자를 붙잡을 수 있다는 현상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애슈킨은 1970년 빛을 이용해 광 포획(optical trap) 장치를 처음으로 개발, 미세입자의 중력에 상쇄하는 광자빔(photon beam)들의 방사압력(radiation pressure)을 이용해 부양 포획(Leviation trap)을 실현시켰다.
‘광학 집게’를 이용하면 레이저 빔으로 입자와 원자, 바이러스, 세포 등을 포획할 수 있다. 1986년에 애슈킨은 전자장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경사힘(gradint force)만을 이용해 미세입자을 포획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증명, ‘광학 집게’라고 불리는 방법을 실험실에서 탄생시켰다. 1987년에는 살아 있는 박테리아를 손상하지 않고 포획하는 데 이른다.
애슈킨과 함께 공동수상자인 프랑스 국방성 산하 공대 에콜폴리테크니크 제라르 무루(74) 교수와 캐나다 워털루대의 도나 스트릭랜드(59·여) 박사는 ‘처프 펄스 증폭(CPA·Chirped Pulse Amplification)’ 기술을 개발했다.
CPA는 한마디로 고출력 발생 레이저 장치로 볼 수 있다. 회절격자(grating)로 불리는, 홈이 파인 표면을 이용해 아주 짧은 펄스를 시간적으로 5만배 정도 늘인다. 그 다음 증폭기를 이용해 펄스 에너지를 증폭시키고 그 다음 또 다른 회절격자를 이용해 다시 원래의 짧은 펄스로 압축시킨다. 이런 방식으로 증폭과정에서 광학 기구의 손상 없이 고출력의 펄스를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나온 펄스를 작은 면적에 집중시켜 아주 높은 세기의 레이저 출력을 얻는다.
특히 스트릭랜드 박사는 역대 3번째 여성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기록됐다. 그간 여성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는 1903년 마리 퀴리, 1963년 마리아 괴퍼트메이어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 단 두명뿐이었다.
또 또 무루 박사는 광주과학기술원(GIST)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GIST 관계자는 "2012년 말부터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이래 매년 한국을 방문해 연구 자문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애슈킨 박사는 역대 노벨수상자 가운데 최고령자로 알려졌다. 애슈킨 박사는 1922년생으로, 2002년 당시 88세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레이먼드 데이비스 2세의 연령 기록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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