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합의한 새로운 무역 협정에 중국을 글로벌 시장에서 고립시킬 수 있는 특별 조항이 명시된 것으로 확인돼 주목된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안 합의 도출에 축포를 터뜨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숨통을 조일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2일 중국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에 따르면 북미 3개국이 합의한 새로운 무역 협정 USCMA(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에는 캐나다나 멕시코가 시장 경제국이 아닌 국가와 자우무역협정(FTA)를 체결할 경우 미국이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 조항이 명시됐다.
이는 중국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라는 데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특별 조항에 따르면 북미 3개국 가운데 특정 국가가 시장 경제국이 아닌 국가와 FTA 협상을 벌일 경우 초기에 이를 알려야 하며, 다른 회원국은 이를 검토할 권리를 갖는다.
USMCA 3국 가운데 어느 국가가 중국을 포함해 비(非) 시장 경제국과 FTA를 실제로 체결할 경우 나머지 2개 회원국은 6개월 이전 통보를 거쳐 무역협정을 종료할 수 있다. 또 2개 회원국은 USMCA와 같은 조건으로 양자간 무역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멕시코나 캐나다가 중국과 FTA를 체결하기 위해서는 어렵사리 타결한 북미 3국 무역 협정에서 퇴출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번 특별 조항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 무대에서 중국의 손과 발을 묶어 놓기 위한 노림수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수년간 중국의 거듭된 요구에도 미국과 EU는 중국에 시장 경제국 지위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중국을 시장 경제국으로 분류했다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미국과 유럽의 영향력이 위축될 것이라는 계산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캐나다와 멕시코의 중국 FTA 체결을 지연시키거나 무력화할 권한을 갖게 된 데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제품의 소위 ‘뒷문 통과’를 차단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중국이 미국과 인접한 이웃 국가를 경유해 상품을 수출하는 행위를 차단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또 이를 통해 앞으로 중국과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는 미국에 이어 중국의 2위 교역국이다. 양국은 지난 2016년부터 FTA 체결을 논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USMCA 특별 조항이 중국에 미칠 충격이 상당할 전망이다.
더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의 유럽 및 일본과 무역 협상도 시선을 끌고 있다. 한국과 새롭게 체결한 협정에는 이 같은 특별 조항이 명시돼 있지 않지만 EU와 일본과 진행 중인 협상에 중국을 겨냥한 조항을 포함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경제 석학들은 USMCA의 특별 조항이 중국에 대항하는 경제 연대를 형성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이 깔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밀켄 연구소의 다무라 고다로 연구원은 SCMP와 인터뷰에서 “북미 3국의 새로운 무역 협정은 명백하게 중국을 무역시장에서 배제시키겠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며 “미국은 일본을 포함한 다른 국가와도 이 같은 형태의 무역 협정을 체결할 여지가 높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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