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며 브로맨스를 과시했지만 정작 북한이 원하는 것은 따로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김 위원장이 얻고 싶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이 아니라 고강도 경제 제재의 철회이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이번 주말 방북을 앞두고 속내를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북한 중앙조선통신과 로동신문이 미국의 지속적인 제재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고, 이번 UN 총회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제재 철회 없이 일방적인 비핵화를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상황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데 석학들이 의견을 모으고 있다.
온전한 비핵화 이전에 제재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의 입장과 제재가 지속되는 한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주장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어 2차 회담을 통한 의미 있는 결실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최근 조선중앙통신은 종전 선언이 한반도 비핵화의 협상 카드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에 제재 완화에 대한 압박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리 외무상 역시 UN 총회의 패널 토론에 참석,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경제 제재를 지속하는 미국을 신뢰할 수 없고, 이 같은 상황에 북한이 일방적인 핵 폐기에 나서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동신문은 제재와 대화가 공존할 수는 없다고 언급, 미국의 행보에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에서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다른 한편에서 대화를 요구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는 모순이라는 것.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북한 전문가인 비핀 나랑 교수는 WP와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이 보인 모습은 핵 시설 공개에 대한 기대를 꺾어 놓았다”며 “신뢰 구축을 위해 북한이 원하는 첫 번째 수순은 포괄적인 제재 철회”라고 전했다.
핵 과학자들은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고 있고, 핵 시설 공개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표정이다.
북한은 영변 핵 시설이 유일한 핵 개발 및 플루토늄 생산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역시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북미 정상회담이 10월 이후 열릴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주말 김 위원장과 만나 구체적인 쟁점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그는 8일 중국을 방문, 한반도를 포함한 국제 문제와 양국간 관계에 대한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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