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금리 인상 시사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8개월 만에 이일형 금통위원의 소수의견이 등장한 후 이 총재는 세 차례나 금리 인상 깜빡이를 켰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이 총재는 4일 민간 경제전문가와 경제단체장과 가진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소득증가율을 상회하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금융 불균형이 누증되고 있다"며 "금융 불균형을 점진적으로 해소하는 등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정책적 노력이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저금리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부동산시장으로 자금 쏠림이 부동산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는 최근의 비판과 맥을 같이한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총재는 앞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지난달 27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서도 내외 금리 차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당시 "미국 금리 인상(25bp)은 이미 시장에서 예견된 수준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은 앞으로도 금리를 올릴 계획이기 때문에 금리 차에 좀 더 경계심을 갖고 자금 흐름 추이를 보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한미간 금리 격차는 0.75%포인트로 확대됐다. 이는 2007년 7월 이후 11년 2개월 만의 최대 격차다. 한은은 일단 급격한 외국인 자금 이탈은 없을 것으로 봤으나 앞으로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여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 총재는 내외 금리차 확대 부담에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금리 정책은 거시경제, 금융 불균형 축적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줄여나가는 것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 연준은 12월에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에도 세 차례 금리를 인상, 2020년에도 한 차례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지난 8월30일에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7월에 이어 이일형 금통위원이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이 총재는 8월 금통위 회의에서 "가계부채 총량 수준이 이미 높은 수준에 이르렀고 가계부채 증가율은 여전히 소득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며 "금융 불균형 수준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현재 국내 경제가 잠재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고 목표 수준으로 물가가 수렴하면 통화정책의 완화 수준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올해 금통위는 오는 18일과 11월30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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