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경찰이 계열사 경비 인력을 사적으로 동원하고 용역 대금을 대납케 한 혐의로 조양호(68) 한진그룹 회장을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조 회장에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적용, 기소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계열사인 정석기업 사장 A씨와 팀장 B씨도 같은 혐의로 검찰에 함께 넘겨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회사 경비인력을 자택에 근무하도록 하고 회삿돈으로 급여를 지급한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9월 12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09.12 leehs@newspim.com |
경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2003년부터 올해 5월까지 서울 종로구에 자리한 자택 경비원 24명의 용역대금 16억1000만원을 정석기업이 대신 지급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 2011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자택의 CC(폐쇄회로)TV 설치와 놀이터 공사 비용 등 4000만원가량도 정석기업이 대신 납부케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조 회장 자택을 정석기업이 관리하는 빌딩으로 꾸미고 경비원을 배치한 것처럼 허위 도급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택 공사 비용도 이 빌딩의 공사비용인 것으로 꾸몄다.
자택 경비원들은 경비 업무 외에도 △강아지 산책과 배변 정리 △나무에 물 주기 △쓰레기 분리수거·배출 등 조 회장 일가의 잡무에 모두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69)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실질적인 업무 지휘를 한 것으로 파악했다.
조 회장은 "정석기업 대표가 알아서 했고 제 돈으로 지출된 줄 알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정석기업에 3회에 걸쳐 경비용역대금을 변제했다. 경찰은 이메일 자료와 관계자들의 진술을 통해 조 회장이 자금 집행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지난 5월 첩보를 입수해 내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달 4일 정석기업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같은 달 12일 조 회장을 소환 조사했으며 이후 이 전 이사장과 전·현직 경비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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