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수습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미국에 ‘북한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해 북한에 대한 핵무기 신고와 검증 요구를 미뤄 달라’고 제안한 것과 관련해 미국 국무부가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 즉 FFVD(Finally,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가 미국의 목표라고 다시 한 번 밝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4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하면서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은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FFVD에 합의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문에 공동으로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FFVD는 지난 7월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새롭게 제시한 비핵화 원칙이다. 기존에 미국은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란 용어를 사용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북한에 요구했다.
폼페이오 장관 취임 직후인 지난 5월엔 PVID(Permanent,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즉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주장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PVID에 대해 북한이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강한 거부감을 보이자 미국은 6‧12 센토사 합의문에서 CVID를 빼버렸다.
당시 일각에선 ‘미국이 그 동안 강력하게 주장해 온 CVID가 센토사 합의에서 빠진 것이 이상하다’는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미국이 새롭게 제시한 것이 FFVD다.
‘최종적이고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이 핵무기 보유 현황을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로부터 신고‧검증받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미사일 시험장이나 핵시험장을 폐기해 ‘미래 핵’을 없애는 것만큼이나 ‘현재 핵’을 없애는 것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동안 미국은 북한에 ‘핵 리스트 신고’를 요구해 왔지만 북한이 이에 응하지 않아 ‘핵 신고’를 둘러싼 북미 간 갈등이 이어졌다.
강 장관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도 이런 맥락에서였던 것으로 보인다. WP에 따르면 강 장관은 “북미 양국이 충분히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상응하는 조치들을 주고받는다면 그때 핵 리스트 신고가 가능할 것”이라며 “종전선언과 영변 핵시설 폐기부터 먼저 교환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미국에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국무부는 4일(현지시간) 대변인실을 통해 ‘FFVD’를 재차 강조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은 “미국 정부는 완전히 검증된, 무엇보다 최종적인 비핵화를 원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완전히 마무리돼 북핵이 다시 문제시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국무부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빈 방문에 관해서는 “아직은 발표할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미국은 지난 9월 북한에 ‘오스트리아 빈에서 실무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비건 특별대표가 빈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나 협상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구체적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이 과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탄도미사일 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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