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청명한 하늘을 자랑하는 가을에는 미술관 여행이 딱이다. 미술관은 자연과 벗을 삼고 가을 분위기를 물씬 즐길 수 있는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관 야외전시장에서는 ‘MMCA 현대차 시리즈 2018: 최정화 - 꽃, 숲’의 일환으로 작가의 설치작품 ‘민들레’를 선보이고 있다. 미술관 앞을 지나면서 쉽게 관람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작가와 관람객이 함께 동참한 작품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민들레 Dandelion, 2018, 생활그릇, 철 구조물 Used Kitchenware, Steel structure, 9M [사진=국립현대미술관] |
최 작가는 지난 3월부터 서울과 부산, 대구로 이동하며 시민들이 기증한 생활용품을 수집하고, 예술작품을 함께 제작하는 공공미술프로젝트 ‘모이자 모으자’(Gather Together)를 진행했다. 그 결과 7000여개의 식기가 모여 높이 9m, 무게 3.8t에 이르는 거대 작품을 완성했다. 냄비에는 기증자의 사연도 적혀 있어 눈길을 끈다. 최 작가과 시민들이 함께 일군 ‘민(民)들(土)레(來)’는 대량 소비재가 현대 미술 작품으로 재탄생해 관람객과 소통하는 흥미로운 순간을 확인시켜 준다.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뮤지엄산은 ‘풍경에서 명상으로’로 관람객의 힐링 사수에 나선다. 이번 전시에는 자연을 모티프로 명상을 유도하는 한국 중진작가 10인의 풍경회화와 영상, 오브제 13점을 준비했다. 오광수 뮤지엄산 관장은 “자연은 바라보는 대상의 풍경이 아니라 때로는 깊은 명상의 세계로 이끈다. 이는 현대인의 피폐한 심신을 치유한다”고 말했다.
관람객은 나무, 숲, 산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따라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그중 파란 불빛이 가득한 공간에 소금으로 그린 산수화, 김승영의 ‘구름’은 백야의 남극 풍경을 표현한 공간 설치 작품이다. 작가는 소금으로 풍경을 만들기 위해 조선시대 산수화를 참고했다. 푸른색은 안정감을 주기 위해 선택됐다.
[원주=뉴스핌] 이현경 기자=뮤지엄 산 플라워 가든. 2018.10.04 89hklee@newspim.com |
작품 속 ‘구름’ 한 점은 보이다가 사라지는데, 이는 천국도 지옥도 아닌 ‘연옥’을 뜻한다. 작가는 연옥을 우리가 사는 현실과도 비슷하다고 본다. 이와 같은 작품으로 ‘풍경에서 명상으로’는 관람객이 작품을 통해 사색과 명상의 시간을 마주할 기회를 제공한다.
‘천년고도’ 경주에서는 올해 최초로 국제 미술축제가 열린다.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주최하는 ‘한수원아트페스티벌2018’의 전시행사인 ‘경주국제레지던시아트페스타2018’다. 공연 프로그램은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취소됐으나, 전시프로그램은 예정대로 3일 황룡사역사문화관에서 문을 열었다. ‘경주국제레지던시아트페스타2018’ 관계자는 5일 “경주도 날씨가 좋지는 않지만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했다. 오늘(5일) 손이천 미술품경매사의 아트토크가 열렸고, 신용구 행위예술가의 퍼포먼스도 문제없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通:和 통:화(Through Harmony)’를 주제로 지난 9월 경주에 도착한 6개국 국내외 작가 13명이 경주에 대한 인상을 작품화했다. 평면과 입체, 설치, 미디어, 퍼포먼스 등이 펼쳐진다. 독일 출신 작가 마틴 파이플레는 신라를 ‘황금의 왕국’으로 보고, 이를 재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미디어아트 작가 이이남은 신라를 상징하는 왕관과 황룡사로 움직이는 영상 회화 작품을 만들었다. 세로 70cm, 가로 410cm의 대형 화면에 새롭게 태어난 경주의 모습을 표현한다. ‘한수원아트페스티벌2018’ 작품은 폐막일인 9일 이후에도 연장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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