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국내 제약사의 중추적 역할을 해오던 임원들이 바이오 벤처를 설립하며, 벤처 붐을 이끌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봉용 대웅제약 전 부사장은 최근 넥스트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하고, 경기도 판교에 둥지를 틀었다. 이 대표는 섬유증 치료제를 중점적으로 신약을 개발할 계획이다.
유한양행, SK케미칼 등에서 연구소장을 역임했던 이 대표는 2013년 3월부터 대웅제약 연구본부장을 맡은 후, 대웅제약 연구·개발(R&D)을 이끌어왔다. 넥스트바이오사이언스 창립 후에도 대웅제약 비상근 고문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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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호 전 안국약품 바이오사업부 이사도 지난 3월 바이오 벤처 이뮤노포지에 합류했다. 설립자인 안성민 가천대학교 교수와 공동 대표가 됐다. 이뮤노포지는 가천대학교에서 스핀오프(분사)한 벤처 기업으로 'FGFR4 키나아제 간암 표적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남수연 전 유한양행 연구소장도 지난해 제약 컨설팅을 주력으로 하는 인츠바이오를 설립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 산업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시장에서도 큰 회사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바이오 벤처 창립자들을 신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약사에서 근무를 하면서 쌓은 경영 경험 등이 바이오 벤처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화케미칼 출신인 이상훈 대표가 설립한 ABL바이오는 창립 2년 만에 대규모 기술이전에 성공하고, 10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창업이 아니더라도 바이오 벤처로 이직하는 제약사 임원들도 늘어나고 있다.
추연성 전 LG생명과학(현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부사장은 지난 6월 바이오벤처 폴루스바이오팜의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19년간 LG생명과학에서 근무한 추 부회장은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의약품 '팩티브'를 주도적으로 개발한 인물이다.
추 부회장은 폴루스바이오팜에서 당뇨병 치료제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 및 생산을 총괄하고 있다.
이병건 전 종근당홀딩스 부회장도 올해 SCM생명과학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SCM생명과학은 줄기세포를 이용한 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다. 안주훈 전 광동제약 상무도 지난 4월 바이오제네틱스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벤처에서는 연구자들이 원하는 연구를 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다"며 "최근 바이오 관련 펀드와 벤처캐피털(VC) 등이 늘어나면서 창업 환경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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