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한국은행이 오는 18일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영어 단어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mandate'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5일 인천시 서구 한국은행 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된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라든가 그 시기는 곧 나올 경제전망, 그리고 그 시점에서의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의 정도, 금융안정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될 것"이라며 "금통위가 본연의 'mandate'에 충실해서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매체 기자는 'mandate'를 '권한' 또는 '목표'로 해석해 기사를 작성했다. 하지만 한은은 정확한 의미가 '책무'라면서 수정을 요청했다.
복수의 통번역대학원 영한 번역 전공자에 따르면, mandate는 권한이 첫 번째 뜻이고 권한에 의해 부여 받은 책무라는 뜻도 있다. '권한'이라는 해석이 크게 문제될 건 없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한은이 '책무'로 해석을 요청한 건 다른 의미가 있다는 얘기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일 인천 한국은행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부동산가격이 급등하자 이낙연 국무총리,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이 잇따라 금리인상 필요성을 얘기했다. 금통위가 금리를 올리면 한은이 이같은 발언에 영향을 받았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한은의 독립성 논란이 뒤따를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총재는 워크숍 모두발언에서 "외부의 의견을 너무 의식해서 금리인상이 필요한데도 인상을 하지 않는다든가 아니면 인상이 적절치 않은데도 인상을 하는 결정은 내리지 않으려고 한다"고 부연 설명하기도 했다.
결국 한은이 책무로 수정해달라고 요청한 건 금리 인상 또는 동결을 결정하더라도 그건 국가 기관으로서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뜻이라기보다, 국민에게서 위임 받은 권한에 따라 맡은 책무를 이행하는 차원으로 이해해 달라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국가적 필요가 아닌 시장 상황에 따라서 금리를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한편 이주열 총재는 가계부채 문제와 '금융안정'을 강조하며 사실상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워크숍에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물가목표 수준에 점차 근접해나간다는 판단이 선다면 금융안정도 비중있게 고려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보고 있다"고 밝혔다. 10월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조정과 내년 경기 하강 등이 금리인상의 발목을 잡는 변수가 되지 않겠느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