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글로벌

"헤일리 美대사 사임, 볼턴·폼페이오도 몰랐다…배경은?"

기사등록 : 2018-10-10 15:23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좁아진 입지, 재정상황, 대선출마"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의 갑작스러운 사임 발표 배경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헤일리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국제 사회, 기성 공화당 의원의 신뢰를 한 몸에 받는 행정부 내 몇 안되는 인물이다.

9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헤일리 대사의 사임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놀라게 했다고 보도했다. 헤일리 대사는 사임 계획을 부하 직원에게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헤일리 대사의 사임 배경을 ▲행정부 내에서 좁아진 입지 ▲개인적인 재정상황 ▲대선 출마 가능성 등 3가지로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헤일리 대사와 함께 그의 사임 소식을 발표했다. 헤일리 대사는 연말까지만 근무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6개월 전부터 사임 의사를 밝혀왔다고 말했지만, 헤일리 대사의 사임 계획을 최초 보도한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난주에 알렸다고 전했다.

헤일리 대사는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지사 임기를 포함해 "치열한 8년을 보냈다"며 "나는 임기 제한(term limits)를 믿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내가 어디로 가야할지 정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유엔주재 대사의 임기는 2년이다. 현재까지 헤일리 대사는 유엔에서 1년 7개월 가량 근무해왔다. 

우선 CNN은 우선 헤일리 대사가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에게 밀려난 것을 직감하고 사임을 발표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강경한 외교정책을 선호하는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행정부 내에서 부상하는 것을 보고, 사임 압박을 받기 전에 미리 발표했다는 것이다.

헤일리 대사 역시 외견상 강경파로 불렸지만, 사적으로는 다소 온건한 목소리를 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 공화당 의원이 선호하는 노선이다. 또 헤일리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 첫해 '스타'로 불리기도 했지만 러시아 문제 등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헤일리 대사는 지난 4월 TV에서 정부가 대(對)러시아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헤일리 대사의 발언을 부인했고, 백악관은 이런 오해가 헤일리 측에서 순간적으로 혼동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헤일리 대사는 자신은 혼동하지 않았다고 즉각 반박했다.

두 번째로는 재정에 압박을 느낀 헤일리 대사가 민간 부분에서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사임을 표명했을 가능성이다. 헤일리 대사는 여러 해 선출직을 지냈다. 2010년 주시사 당선 이전 주의원으로 6년을 보냈다. 선출직은 수입이 많지 않다.

헤일리 대사가 트럼프 행정부 근무를 타진하기 전인 2015년, 그는 남편과 함께 연 17만달러를 조금 넘는 소득을 벌었다고 보고했다. 2014년과 2013년에는 각각 약 19만달러, 27만달러를 신고했다. 하지만 미상환 부채 규모는 상당했다. CNN은 헤일리 대사가 25만~50만달러의 신용한도를 포함, 신용카드 빚 2만5000~6만5000달러, 100만달러 이상의 주택담보대출 등을 신고했다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CNN은 지난 주말 시민단체 '워싱턴의 시민 책임과 윤리(CREW)'가 2017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사업가로부터 헤일리 대사가 7차례 무료 항공권을 수수한 의혹에 대해 조사해줄 것을 요청한 점에 주목했다.

세 번째로 대권 도전 가능성이다. CNN은 헤일리 대사가 향후 백악관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원이자 높은 신뢰를 받는 정치고문인 존 레너를 유엔에 데려간 점을 언급했다.

하지만 헤일리 대사는 대선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며 자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CNN은 2020년에 출마하지 않는다해서 그가 대선 후보로 나가지 않는 것은 아니라며 2024년에 공화당의 대선 후보 지명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헤일리 대사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2년 가까이 근무했지만, 2024년이 되면, 백악관을 떠난지 6년이 된다며 이는 공화당 의원들에게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대사가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들에게 얘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bernard0202@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