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청소년들이 보내는 정신건강 이상신호가 연령별·질환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9세에서 18세까지 청소년의 주요 정신질환 진료인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 간 초·중·고교 별로 적대적 반항장애(F91.3), ADHD(F90.0), 틱장애(F95), 분리불안장애(F93.0), 우울장애(F32,F33), 사회공포증(F40.1)의 진료인원은 연령에 따라 질환 별로 일정한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2017년 9~18세 적대적 반항장애 진료실인원 [자료=정춘숙의원실] |
ADHD, 틱장애, 불리불안장애의 경우, 연령대가 낮을수록 진료인원이 많은 경향이 있었다. 초등학생에 해당하는 9세~12세 연령의 진료인원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진료인원이 낮아지는 반비례의 양상을 보였다.
13세에서 15세까지 중학생에 해당하는 연령에서는 적대적 반항장애의 진료인원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많았다.
적대적 반항장애란 거부적·적대적·반항적 행동양상이 최소한 6개월 이상 지속되고, 그러한 행동이 사회적 또는 학업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며 같은 또래에 비해 문제행동이 더 자주 발생하는 장애로, 최근 연구 결과에서는 적대적 반항장애가 청소년들이 앓는 정신질환 중 가장 많은 5.7%의 유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장애와 사회공포증 진료인원은 청소년 연령이 증가할수록 진료인원도 증가하는 정비례의 양상을 보였다. 고등학생에 해당하는 16세에서 18세까지 연령의 진료인원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많았다.
특히 청소년 사망원인 1위인 자살의 주요인으로 꼽히는 우울장애의 경우에는 9~18세의 진료인원이 2015년 1만 5636명, 2016년 1만7429명, 2017년 1만9922명으로 다른 주요 정신질환들에 비해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17~18세 우울장애 진료인원은 이보다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세 우울장애 진료인원은 2015년 3424명, 2016년 3902명, 2017년 4684명이었으며, 18세 우울장애 진료인원은 2015년 3593명, 2016년 4049명, 2017년 4684명이었다.
하지만 현재 보건복지부가 시행하고 있는 청소년 정신건강 사업은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한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증진사업'과 '국립정신건강센터 학교 정신건강 사업' 두 개에 불과한 상황이다.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증진사업의 경우, 전국 243개 정신건강복지센터 중 130개소만이 참여하고 있고, 사업 예산도 지난 2016년부터 32억5000만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심지어 국립정신건강센터 학교 정신건강 사업은 매년 사업 예산이 축소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성과와 수혜인원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춘숙 의원은 "현재의 반쪽짜리 정책에서 벗어나, 청소년의 연령에 따라 각각의 정신질환 유병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에 대한 원인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 원인에 따라 예방, 검진, 치료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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